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상속세율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 더 이상 낡은 이념적 기준이 아닌 미래 세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관점으로 가업승계 문제를 바라보자는 입장이다.
이원욱 의원은 26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며 “기업승계를 위한 상속세 개편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상속세 납부 문제로 곤혹을 겪고 있는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우리나라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50%)을 소개한 뒤 “기업승계냐 가업승계냐 논쟁에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재벌기업을 보는 국민의 시각은 이중적”이라며 “관치금융 등 온갖 특혜를 받아 커왔음에도 여전히 부의 대물림에만 관심이어서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사는 지역에 대기업이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현재의 기업생태계 속에서 초일류 대형 기업들이 세계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현실 세계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함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또한 “기업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기업이 너무도 과도한 규제에 억눌려 있으니 정권이 바뀌면 줄 대기 바쁘고, 대통령 순방길과 시장동행에 액세서리가 되는 것”이라며 “갈 곳이 천지인데 대통령의 ‘오뎅 먹방길’에 동행해야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경쟁력이 곧 일자리 창출이며, 소득재창출의 통로가 된다. 친기업이 혁신, 친기업이 미래라는 사고만이 미래세대가 처한 여러 문제를 풀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을 미워하는 시대는 이제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 상속세 개편 의견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병욱 의원이 주도하는 ‘민주당 글로벌기업 경쟁력강화모임’은 지난달 국회에서 ‘상속증여·부동산과세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상속증여세 논의를 이념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실용적이고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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