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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 通] 조지훈 키이스트 대표 "K콘텐츠·매니지먼트 르네상스 열겠다"

업계 불황·회사 어려움 속 연말 취임

"2024년 5~6개 라인업 준비, IP 비즈니스 업그레이드 할 것"

조지훈 키이스트 대표. 사진 제공=키이스트




제작·매니지먼트 명가 키이스트(054780)가 조지훈 신임 대표와 함께 재도약을 노린다. 끝을 알 수 없는 드라마 시장의 불황 속 조 대표는 키이스트의 부활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준비 중이다. 4일 서울 강남구 키이스트 사옥에서 만난 조 대표는 “지식재산(IP) 비즈니스의 강화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키이스트는 배우 매니지먼트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19년부터 드라마 제작을 본격화해 지금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제작사업에서 나온다. 하지만 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며 회사도 위기에 봉착했다. 2019년 2만 원을 웃돌던 주가는 현재 7000원 수준으로 내려와 있다.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적자를 냈다. 동종업계 상장사들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고, 하락폭도 더 큰 수준이었다.

조 대표는 업계와 키이스트의 위기에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콘텐츠 투자는 텐트폴 위주로 이뤄지고, 전통적 플랫폼은 광고와 IP판매로는 제작비도 보전받지 못하는데 제작비는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상태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현 시기는 급속한 압축성장에 따른 조정기로, 옥석이 가려지는 과도기적 성격이 있다”며 “특유의 창의력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제작비 측면에서 높은 가성비가 있는 K드라마가 재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업계가 K팝 산업의 성공방정식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K팝의 경우 로컬 수준의 제작비로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고 투자비의 회수 기간도 짧은데 드라마는 그렇지 않다”며 “OTT 등에 IP를 양도하고 기업이윤 수준만의 수익을 보전받아 자본축적에 따른 재투자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사도 기획역량 뿐 아니라 외부 펀딩, 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비를 붙이고 주도적 IP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한 장면. 사진 제공=키이스트


전반적인 시장의 불황 속에서 2024년 키이스트는 여러 드라마를 공급해 공격적인 IP 사업 전개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로맨틱 코미디 ‘비밀은 없어’가 JTBC에서 상반기 중 방영된다. 조 대표는 “키이스트의 대표 배우인 강한나 배우가 주연으로 참여해 기대가 크다”며 “소속 배우가 우리 작품에 출연하는 선순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 ‘트리거’(가제)는 올해 키이스트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기대작이다. 조 대표는 “탐사보도 제작진이 미스터리한 여러 사건들의 진실을 밝혀내고 프로그램을 지켜내는 과정을 통쾌하게 담았다”며 “'경이로운 소문'을 연출한 유선동 감독의 연출작으로 글로벌 OTT를 통해 공개된다”고 이야기했다.

표예진·이준영 주연의 로맨스 코미디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고 출격 준비 중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글로벌에는 파라마운트+를 통해 동시 공개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캐릭터 묘사의 달인인 백미경 작가가 참여해 21세기형 신데렐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주제의식을 엿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질투의 화신’ ‘파스타’ ‘별들에게 물어봐’의 서숙향 작가가 집필 중인 지상파 방송사의 주말드라마도 준비 중으로, 현재 대본 작업과 배우 캐스팅이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만날 수 있다.



이민호·공효진 주연의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는 지난해 크랭크업을 하고 후반 작업 중이다. 조 대표는 “공동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MYM 등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송 시기와 플랫폼, 전략 등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제작 뿐 아니라 매니지먼트 부문에 대한 개혁도 기대된다. 조 대표는 “김서형·김동욱·채정안·문가영·정성일 등 대표 배우들의 매니지먼트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배우들의 선택지를 넓혀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고모델 에이전시와도 협업을 준비 중이고, 숏폼·큐레이션 콘텐츠 제작 등 PR에 더욱 집중한다. 특히 신인 배우에 대한 집중적인 발굴을 통해 차세대 글로벌 스타도 배출할 계획이다.

제작과 매니지먼트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다각화도 이뤄진다. 조 대표는 “키이스트 또는 외부 회사의 각종 콘텐츠 제작이나 BTL 마케팅과 광고영업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인 버추얼 아이돌을 보유한 회사와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어, 테크와 스토리사업을 연계한 신규사업이 기대된다. 외부 제작사와 투자사들과의 다양한 제휴나 협업도 강화한다.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의 한 장면. 사진 제공=키이스트


지난해 11월 말 취임한 조 대표는 기존 대표들과는 상이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KBS에 입사해 18년 넘게 콘텐츠 기획과 펀딩 등 IP 비즈니스를 담당해 왔고, 2022년에 SM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해 SM엔터 내 콘텐츠 계열사를 총괄하는 SM스튜디오스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다. 유기적 네트워킹에 큰 강점이 있는 조 대표는 “CSO를 역임하며 키이스트를 실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부의 인재풀과 잠재력에 비해 회사가 저평가되어 있었고, 제 장기인 IP 비즈니스 역량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거라 생각해 대표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위기 속에 취임한 만큼 스스로 급여도 감액하며 결연한 의지를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회사 대표에 처음 취임한 조 대표는 내부 시스템 정비에도 나선다. 조 대표는 “회사에 처음 와보니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갖춰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며 “조직 개편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정확한 업무평가와 보상제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0.4%에 지나지 않는 만큼 철저한 내부통제를 통해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영입해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키이스트의 매각에 대한 각종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 특히 대표와 이사회 교체, 기업가치 제고가 매각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조 대표는 “매각 여부는 모기업에서 판단할 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분명한 것은 키이스트는 재무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높은 수준의 제작인력이 포진되어 있는 내실 있는 훌륭한 회사로, 불필요한 매각 논란으로 큰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K콘텐츠와 드라마 업계를 위한 정부의 역할도 주문했다. 조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토종 OTT의 육성과 제작사 간 규모의 경제를 위한 실질적 지원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펀딩과 직접 배급역량을 갖도록 하는 제작사의 자체 IP 보유에 대한 구체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의 성과가 재투자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필요하다”며 “주요 경쟁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세액공제 비율도 올리고, 핀셋 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이스트는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조 대표는 키이스트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이스트의 르네상스는 현재진행형이다”라며 “올해 여러 작품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고, 새로운 경영진이 주도하는 새로운 IP 비즈니스를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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