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 북유럽의 새 수출 파트너, 라트비아

■이동규 주라트비아 대사

삼성·현대차·K팝 인기 '親한국적'

강소기업 많고 목재·연료 등 수출

북유럽·발트해 요충지 자리잡아

해운 연계 전략적 협력관계 필요





거세진 태풍과 홍수·폭염·가뭄 등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심해지면서 자연환경이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유럽 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유럽 국가 중 하나인 라트비아는 국토 절반이 숲으로 덮여 있고 산이 없어서 사방이 360도 동그란 접시처럼 보여 ‘지구 평면설’을 믿게 만드는 나라다. 남한의 60% 면적에 180만 명의 인구가 살다 보니 인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해안에 자연 숭배 등 전통적인 관습을 자랑스러워하는 발트족 사람들이 살고 있다. 처음 만나 악수를 해보면 중세 부족국가 시절 바이킹을 물리쳤다는 그들의 자부심과 힘을 믿을 수 있다. 여성 평균 신장이 170㎝로 전 세계 1위, 남성은 4위를 기록하는 걸리버여행기의 거인국이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모여 사는 수도 리가는 중세 북유럽 무역도시 연맹인 한자 도시로 700년이 넘는 번영의 역사를 자랑한다. 19세기 중반부터 아르누보 양식의 화려한 건물들이 수도 리가를 장식했다. 근대 유럽 및 옛 러시아 풍광이 많이 남아 있어 ‘베를린(2013)’ ‘영웅(2022)’, 그리고 개봉을 준비 중인 ‘하얼빈’ 등 한국 영화의 촬영 장소가 됐다.

라트비아는 독일·스웨덴 등 주변 강국들의 지배를 받다 1918년 독립한 후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소비에트연방에 편입됐다가 1991년 재독립하기까지 많은 고초를 겪었다. 국민 대부분이 소비에트 시절 가족을 잃거나 시베리아로 유배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트비아에 남의 일이 아니었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4억 유로의 군사 및 인도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에서는 러시아어 사용을 금지했다.



1991년 제46차 유엔총회에서 우리나라와 함께 발트 3국이 유엔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라트비아와 외세의 침략을 극복한 역사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또 라트비아의 주 수출 품목인 목재의 제2 수입국이며 광물성 연료, 농산품 등 약 9000만 달러(2022년)를 수입하고 플라스틱과 전기기기 등 약 5000만 달러를 수출할 정도로 경제 교류가 활발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삼성 휴대폰 등 또한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

20세기 초부터 산업화가 이뤄진 라트비아는 축적된 공업 생산능력과 양질의 노동력도 보유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 북유럽과 발트해의 요충지에 자리 잡은 라트비아는 해운과 연계한 한자 도시로서의 상업적 전통에 기반해 중요한 수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라트비아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김치 축제, K팝 페스티벌 등을 개최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트비아투자청(LIAA)이 서울에서 개최한 ‘라트비아의 날’ 무역 및 투자 전시회는 3만 명이 참관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에 공관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라트비아에 이어 2개의 발트 국가에 공관이 개설되면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세계 10위, 반도체와 2차전지·조선업 등 여러 산업에서는 세계 1위를 다투며 주요 7개국(G7) 국가에 버금가는 정치·경제적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라트비아는 드론, 박물관용 특수 유리, 3차원(3D) 스캐닝 등 중소 챔피언 기업들이 많이 있으며 정부가 정보기술(IT)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경험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라트비아는 북유럽 및 EU 시장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로서 주목할 만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