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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을 용기없는 현대인에 위로 됐으면"

■창작 뮤지컬 '여기, 피화당' 김한솔 작가, 김진희 작곡가 인터뷰

사랑으로 구원 받는 클리셰 깨고

연대로 희망 얻는 내용 담아내

국악기 등 다양하게 활용해 눈길

창작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김한솔(오른쪽) 작가와 김진희 작곡가가 14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창작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김한솔(오른쪽) 작가와 김진희 작곡가가 14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용기가 없어서 홀로 빈 벽에 상소만 올리던 ‘후량’이라는 인물이 세 여성과의 만남을 통해 용기를 내는 선비로 변합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김한솔 뮤지컬 ‘여기, 피화당’ 작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잡혀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세 여인이 있다. 피해자인 세 여인은 조선에 돌아와서도 핍박의 대상이 된다. 화를 피하기 위해 숨어든 피화당에서 오로지 생계를 위해 글을 판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작자 미상의 고대 소설 ‘박씨전’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 ‘여기, 피화당’의 줄거리다.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선정작으로 무대에 오른 ‘여기, 피화당’의 김한솔 작가와 김진희 작곡가는 14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랑으로 구원받는 이야기가 아니라 연대를 통해 희망을 얻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창작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김한솔 작가가 14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김 작가는 지난해 초연된 뮤지컬 ‘라흐헤스트’로 제8회 한국뮤지컬 어워즈에서 극본상을 수상했다. ‘여기, 피화당’은 90분의 러닝타임 동안 주인공 세 여인에게 해를 가하는 ‘빌런(악인)’이 구체적인 인물로 나타나지 않는다. 김 작가는 “세 사람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이야기로 보기를 원했다”며 “조선 사회 자체를 빌런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세 명의 여성 인물인 가은비·매화·계화와 남성 인물인 후량과 강아지가 등장하지만 사랑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초고와 가장 달라진 인물은 세 사람과 만난 후 변화하는 후량이다. 김 작가는 “아버지의 일로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후량이 세 여인을 만나고 이들을 대변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인물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창작 뮤지컬 '여기, 피화당'의 김진희 작곡가가 14일 서울 종로구 에술가의 집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극본에 음악을 입히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대 동문인 김진희 작곡가에게 곡 작업을 요청했다. 김 작곡가가 신경을 쓴 부분은 완급 조절이었다. 극 안의 극을 구분하기 위해 국악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한편 인물들이 용기를 내며 목소리를 내는 절정 부분에서는 오히려 음악적으로는 힘을 빼 무대의 응집력을 극대화했다. 김 작곡가는 “무반주만이 갖는 응집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반전 효과를 노렸다”며 “반주 없이 인물들이 호흡을 조절하면서 외치는 부분에서 관객들이 희열을 느끼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 시대에 피화당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김 작가는 ‘판타지가 없는 다큐 같은 세상에서 조금의 희망을 꿈꾸게 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대 유학 시절 힘들 때마다 41번가 타임스퀘어까지 걸어가 가장 싼 티켓을 구해 극장에 앉아 위로받았던 자신의 경험도 투영됐다. 그는 “뮤지컬을 보고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며 “다른 분들도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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