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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에 몸값 30% 깎인 HUG

신주발행가 7087원→5000원 재조정

순손실 불어나면서 가치평가 급락한 탓

지난해 대위변제액 3조 5540억 원 달해

악성 임대인 증가·경매 지연에 회수 어려워

서울 빌라촌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3조 5000억 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갚아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몸값이 30% 떨어졌다.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자본 손실이 불어나자 신주 발행가격도 하락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UG는 이달 최대 주주(70.25%)인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앞두고 신주 가격을 주당 5000원으로 결정했다. HUG는 당초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주당 7087원에 신주 발행을 결의했으나 주식가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이달 가치재평가를 진행했다.

HUG는 지난해 12월에도 주당 7087원에 약 4000억 원 규모 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불과 두 달 여만에 신주 가격이 30%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른 신주 발행 규모는 9877만 2400주에서 1억 4000만 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금납입을 앞두고 가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주 발행가격이 급락한 것은 전세사기 여파로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물어준 금액이 급증해 자본 손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 보증보험에서 역대 최대치인 4조 3347억 원 규모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3조 5544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전셋값 급등기인 2022년 경 체결한 전세 계약의 만기가 속속 돌아와 보증사고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HUG의 채권 회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뒤 채권 추심과 경매 등으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매 지연 등으로 녹록지 않은 탓이다. 2019년 58%던 연간 회수율은 2022년 24%로 쪼그라들었고 역대 최대 사고율을 기록한 지난해는 1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순손실은 2023년 한 해만 약 5조 원으로 추정된다.

자본 손실이 커지면서 정부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증자를 통해 7000억 원을 현금 출자하는 한편 추가 현물 출자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HUG도 이달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공사채 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HUG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 통로를 열어두는 것"이라며 "올해도 전세보증사고와 PF 보증 사고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증 여력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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