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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M&A 없이 ‘창업 대국’ 어렵다

이덕연 성장기업부 기자





2006년 미국. 구글은 ‘단돈’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1689억 원)에 유튜브를 인수했다. 현재 유튜브의 가치는 최소 20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낸 대표 사례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등 다른 성공 사례도 부지기수다. 미국 스타트업의 24%가 인수합병(M&A)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고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한다.

2024년 한국. 스타트업 M&A 비중은 2%다. 인공지능(AI) 혁명이 도래하고 수많은 관련 기업이 출현하는데 좀처럼 인수나 합병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M&A 씨가 마른 한국에서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공개(IPO)로 투자금을 회수한다. 그런데 IPO 시장마저도 상황이 녹록지 않게 흘러가면서 자금 경색 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을 ‘글로벌 창업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범부처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좁은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 수출을 돕는 ‘글로벌화’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동남아시아든 공략할 수만 있다면 국내 스타트업 성장에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우아한형제들이나 쿠팡 같은 큰 기업도 일본 진출에 실패한 것을 보면 완전히 다른 문화와 규제 환경을 가지고 있는 해외에 안착하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화는 분명 필요하지만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한 유일한 전략이어서는 안 된다.

국내 스타트업의 양적·질적 성장은 M&A 활성화 정책이 병행돼야 실현할 수 있다. ‘창업→투자→회수’로 이어지는 투자 사이클에서 맨 끝에 있는 회수 단계가 활성화돼야 그 전의 투자도 활기를 띨 수 있다. 투자가 활성화되면 창업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다. 우수한 기업을 만들면 결국 큰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인재가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유수의 기업이 M&A나 IPO를 통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대기업에 세액공제 같은 혜택을 줘 M&A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제시했다. 민간도 이에 부응할 때다. 전문성을 가지고 신산업을 개척하는 유망 기업을 인수하고 성장시켜 알파벳·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는 대기업이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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