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가 시장 둔화에 따른 재무 사정 악화로 파산절차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피스커가 파산 신청 가능성에 대비해 구조조정 고문을 고용했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피스커는 파산 신청 작업을 위해 컨설팅 업체 및 로펌 등과 계약을 맺었고 투자자들과 현금 추가 지원도 논의하고 있다.
피스커는 덴마크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헨리크 피스케르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2020년 미국 나스닥에 입성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전기차 시장의 부진으로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상황이 반전됐다. 피스커의 지난해 매출은 2억 7300만 달러인 반면 채무는 약 10억 달러를 기록해 최악의 현금 흐름을 보였다. 위탁 생산 체제를 도입했으나 이것 역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해 위기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침체는 전기차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회사 성장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신생 업체 리비안도 올해 생산량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10%의 인력 감원에 나섰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려는 속도를 늦추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포드는 전기차 생산 대신 하이브리드차 생산과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린 기아야 포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2021~2022년과 같은 속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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