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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K조선, 한국형 화물창 기술로 승부 걸어라

최성안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

친환경 선박 점유율 中에 밀리고

LNG 화물창 기술은 佛회사 독점

기술종속 탈피 'KC-2' 개발 시급

재해 근절·인력 양성도 노력해야





국내 조선 업계는 현재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며 조선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경영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의 지원에 더해 협력 업체 근로자들이 노력한 결과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 미래 선박으로의 전환, 인력 수급의 불균형 등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들이다.

글로벌 경쟁 심화 측면에서는 중국의 친환경 선박 분야 약진이 매섭다. 2021~2023년 친환경 선박의 세계 발주 비중은 전체 선박 발주의 절반에 육박한다. 다만 친환경 선박 점유율은 2020년 한국 68%, 중국 23%에서 지난해 한국 40%, 중국 49%로 역전됐다. 또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데 합의했다. 선박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각국의 치열한 논의와 기술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조선 업계는 앞으로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적극 대응해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암모니아 등 핵심 친환경 연료 관련 기술 개발 및 이를 실증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기자재 개발을 위해 정부와 힘을 합쳐야 한다. 특히 각 연료의 특성을 고려한 친환경 연료를 담을 수 있는 ‘화물창 기술’ 등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국내 조선 업계가 축적해온 LNG 화물창 기술은 앞으로 무탄소 에너지원인 암모니아·수소를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한 소중한 경험의 자산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정작 LNG 화물창의 원천 기술은 프랑스 회사인 GTT가 독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건조 중인 LNG 선박은 100% GTT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소들이 확보하고 있는 LNG선 일감이 251척임을 감안할 때 GTT사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 규모는 약 3조 원에 달해 그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러한 기술 종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부터 국책 과제로 LNG선 화물창 기술(KC-1)을 개발해 LNG선 2척을 건조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운송이 중단됐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LNG선 발주 급증으로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GTT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조선소들 역시 5개사로 우리나라(4개)보다 많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LNG선 공사를 시작한 데다 화물창 자국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LNG선 시장을 중국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간 개발 축적된 기술을 활용, KC-2 화물창 개발을 시도해 한국형 화물창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이 외에도 조선 업계는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력 수급과 양성을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조선사, 협력 업체, 기자재 및 블록 업체와의 공동 성장과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전 생태계 차원에서의 조선업 상생 발전을 심각히 고민하고 손을 맞잡아야 할 시기다.

정부는 이달 5일 열린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 1차 회의에서 민관이 합심해 안정적 인력 수급 방안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대·중소기업, 원·하청, 노사 간 상생 협력을 해줄 것을 업계에 주문하고 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이다.

산업 대전환을 맞은 우리 조선 업계는 원 팀으로서 민관 협력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미래 조선 기술을 선점, 제품을 잘 만드는 것에서 탈피해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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