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만난 것을 두고 대한의사협회 비대위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만 실질적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그 이상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협 비대위는 단일 안을 내놓으라는 정부 요구와 관련해 총선 이후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과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오후 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이날 의협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만남 내용을 짧게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특별한 대화보다는 그간 전공의들이 주장해 온 요구사항 7가지의 설명 중심이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회의장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들이 대통령과의 만남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등에 대해 질의하자 “특별히 드릴 말이 없다”고만 답한 채 빠져나갔다.
의협은 만남 자체를 주목해 달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이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전공의가 호응해 만남이 성사된 것”이라며 “만남의 의미는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의료계가 10일 총선 이후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협 비대위와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생 등 각자 목소리를 내고 있던 조직들이 의협을 중심으로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아마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의 통일된 안을 보내달라고 하는데, 저희는 초지일관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정부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하면서도 정부가 행정처리를 멈춘 적은 없음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프로세스를 중단해 정부가 진정성을 보여줘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날 비대위 회의 후 정부를 비판하는 별개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형민 응급의학의사회장은 “남아 있는 응급의학 의료진과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양보는 없이 시간만 끌면서 복귀만 주장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의대 증원을 포함해 모든 의제를 백지화하고 의료계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진정한 협상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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