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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나는 솔로’ 말고 ‘나는 절로’…사찰에 모인 미혼남녀들, 결과는?

산책하는 남녀 템플스테이 참가자. 연합뉴스




소개팅, 맞선, 결혼정보회사(결정사) 등을 통한 ‘인만추’(인위적인 만남추구)보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선호하는 30대 미혼 남녀 20명이 지난 6일 오후 목탁이 울려 퍼지는 인천 강화군 소재 전등사에 모였다. ‘나는 절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결혼 기피나 저출산 등을 해소하는 방안의 하나로 실시하는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에서 나이, 직업, 성명을 모르는 이성과 마주했다.

남자는 15대 1, 여자는 19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모인 이들은 일상과 분리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마음 맞는 상대를 찾을 기회를 얻어 기대감에 충만했다.



"자전거를 배우고 싶어요. 저와 같이 배울 수 있는 분 만나고 싶습니다." (지수·별명, 이하 동일)

"89년생, 서른여섯 살이고 아직 생일이 안 지나서 '약봉지 나이'(만 나이)는 서른넷입니다." (영수)

자신만의 별명을 골라 자기소개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이다. 민지씨는 누군가의 소개를 받으면 상대방의 프로필 때문에 "(일종의) 안경이 씌워지는데, 아예 아무것도 모르고 만나니 새롭다"며 "고즈넉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람들 만나고 얘기하고 하는 게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날 짝을 찾는 특별한 작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외신 포함 15개 매체 기자 약 20명이 몰려 참가자들은 긴장하기도 했다.

'나는 SOLO(솔로)'와 같은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다가 용기를 내 지원서를 낸 한 남성 참가자는 초반에 바짝 얼어붙었다. 마스크를 쓰고 온 그는 너무 수줍은 나머지 자기소개 때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참가자들은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거나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간담한 게임을 하며 차츰 긴장을 풀었다.



저녁 공양 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찰 전각 뒤 오솔길을 오붓하게 산책하는 남녀가 꽤 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산사의 기온이 떨어지자 남성 참가자가 겉옷을 벗어 산책 중인 여성에게 건네는 모습도 목격됐다.

야간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급격히 가까워졌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손을 맞잡고 수줍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모든 참가자가 각각 10명의 이성과 일대일 대화를 하며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탐색하며 템플스테이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짧은 만남에도 커플 매칭률은 높았다.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마음에 드는 이성의 별명을 써서 내도록 했더니 모두 네 쌍의 남녀가 서로 일치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묘장스님은 "참가자가 모두 서울·경기 권역에서 왔다"면서 광역자치단체마다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친 현대인들이 온전하고 색다른 휴식을 취하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찾고 있다. 지난 20년간 템플스테이 누적 참가자는 600만 명이 넘었다.

특히 연령별로 살펴보면 20~30대의 템플스테이 참여 건수가 급증했다. 2019년 32%였던 20~30대 참가 비율이 2022년 40%에 달했다. 20대의 경우 2017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템플스테이와 자만추를 선호하는 청년 세대를 위한 안성맞춤 프로그램 ‘나는 절로’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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