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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존경받는 사회지도층의 품격

이기식 병무청장

이기식 병무청장




얼마 전 일이다. 아침 일정이 있어 집을 일찍 나섰는데 차가 밀릴까 싶어 전철을 이용했다. 전철역 맞은편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보행신호로 바뀌자마자 앞 사람이 역을 향해 뛰어가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 뛰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역사로 진입 중인 전철을 타기 위한 것이었다.

약속에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나도 뛰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지하철을 종종 이용하지만 별도의 열차시간표를 확인하지 않고도 뛰어가는 사람의 뒤만 따르면 약속에 늦을 일도, 결코 손해 볼 일도 없을 듯하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동조 현상을 숫자 ‘3’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3명이면 다른 사람이 그 행동에 동조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실험으로 ‘하늘 쳐다보기’가 있다. 1명 또는 2명이 하늘을 쳐다보면 별 영향력이 없지만 3명이 동시에 하늘을 쳐다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보다 가치 있는 삶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앞서서 나아가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누구일까?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할 사회 지도층이다. 고위공직자 등 지도층이 모범을 보이고 선한 영향력을 이끌어낸다면 한국 사회는 분명 행복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것이 병역과 같이 국가를 위한 의무와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병무청은 1999년부터 고위 공직자와 그 자녀, 주요 공직 후보자의 병역 사항을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누구든지 관보와 병무청 누리집을 통해 공직자 등이 신고한 병역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고위공직자로서 그 지위에 상응하는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모범적으로 하도록 해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제도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제도 도입 후 24년째인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고위 공직자의 병역이행률은 91.4%로 일반 국민의 병역 이행률인 76.8%보다 14.6% 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인 1999년의 고위 공직자 병역이행률인 82.2%와 비교하면 9.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여러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병역사항 공개제도’의 긍정적 효과로 볼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정당하게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정착되고 있는 것 또한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4월 10일, 국민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당선인들에게는 개인적 영예와 함께 지도층 인사로서 막중한 책임감 또한 부여될 것이다. 병역사항 공개 제도를 통해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 당선인들의 헌신과 품격있는 이야기를 더 많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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