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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타는 냄새 난다” 등 현장 상세히 묘사…CNN ‘분신 생중계’ 논란

CNN, 트럼프 재판 도중 법원 밖 분신 생중계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맨해튼 형사법원 외곽 콜렉트 폰드 공원에서 한 남성이 분신을 시도해 응급 요원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CNN 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 도중 법원 밖에서 벌어진 분신 사건을 적나라하게 생중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CNN 뉴스 진행자 로라 코츠가 뉴욕 법원 근처에서 생중계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전문가 인터뷰를 하던 중 한 남성이 음모론이 적힌 전단을 허공에 뿌린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코츠는 다급하게 전문가 인터뷰를 중단한 뒤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서 현장 생중계를 시작했다.

처음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코츠는 “총기 난사범이 법원 밖 공원에 있다”고 외쳤다가 곧 분신 사건임을 알아채고 “한 남성이 법원 밖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곧이어 CNN의 중계 카메라가 현장을 비췄으며 뉴스 화면에는 공원 벤치 위에서 완전히 불길에 휩싸인 남성의 모습이 한동안 생중계됐다.

화면이 나가는 동안 코츠는 “우리는 지금 몸 주변에서 불이 여러 차례 붙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곳은 혼돈의 상황이다. 살이 타는 냄새, (분신에) 사용된 어떤 물질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약 2분 동안 쉬지 않고 현장을 상세히 묘사했다.



수분 동안 불에 탄 이 남성은 불이 전소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끝내 사망했다. 남성의 신원은 플로리다 출신 남성 맥스 아자렐로(37)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는 뉴욕 법원 밖에서 한 남성이 분신하자 행인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CNN의 적나라한 보도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낮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분신 사건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는 것을 넘어 불필요한 묘사까지 계속했다는 지적이다. 상황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코츠가 아자렐로를 ‘총기 난사범’이라고 잘못 전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여론을 전하며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방송사들도 사건을 전했지만 CNN 보도가 가장 자극적이고 적나라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폭스뉴스 취재진은 분신 사건인 게 파악되자 카메라를 돌리고 진행자가 “이런 장면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후 CNN 경영진은 내부 프로듀서들에게 당시 뉴스를 재방송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 CNN 임원은 뉴욕타임스에 “해당 장면을 방송에 내보내는 건 모방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도 수위와 별개로 코츠가 현장에서 침착하게 대처했다는 호평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코츠의 보도를 “언론의 침착함을 보여주는 교과서적 예시”라고 표현했다.

코츠는 이후 진행한 뉴스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내 입은 본능적으로 눈앞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사실 내 눈과 코는 보고 맡은 것을 되돌리고 싶었다. 희생자와 그의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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