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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이 학과’ 폐지한다…내년부터 신입생 안 뽑는 2개 학과는?

2025년 독문·불문 신입생 미배정, 259명 규모 자유전공학부 신설 개정안 의결

무전공 확대 움직임에 인문학 붕괴 우려





덕성여대가 2025학년도부터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에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실상 두 학과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24일 덕성여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덕성학원 이사회는 전날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 신입생 미배정, 259명 규모의 자유전공학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학칙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앞서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은 지난달 26일 이 같은 학칙 개정안을 공고하면서 "2023학년도에 평가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유지가 불가한 전공의 학사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교 측은 두 학과의 인기 저조 등을 폐지 근거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재학생 감소에 따른 해당 전공의 정상적 운영 불가, 인구 감소 추세에 따른 수도권 대학 존립 위기에 대비한 선제 대응 필요성,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고등교육 환경·정책 변화 수용, 교육수요자 중심의 학문 단위 미래화·선진화 필요 등도 이유로 언급됐다.

김 총장이 두 학과의 신입생 미배정 계획을 담은 학칙 개정안을 공고한 것은 지난해 6월, 올해 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두 차례 공고는 모두 대학평의원회에서 부결됐는데, 학내 의결기구의 부결 결정에도 한 달여 만에 같은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재차 공고한 것이다.

결국 이달 5일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는 찬성 7표, 반대 5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평의원들에 대해 압박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학내 반발 목소리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한 교수는 안건이 통과된 뒤 교직원 게시판 글을 통해 "대학평의원회의 부결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재차 삼차 동일안을 상정하고 평의원들에 대한 지속 압박을 통해 끝내 통과시킨 것은 분명 대학 민주주의를 유린한 처사"라며 "도리를 벗어난 정치에 견제 세력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평의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덕성여대 독어독문학과 학생회장은 "될 때까지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듯 같은 내용을 넣은 안건을 세 번째 상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서울 시내 대학 최초로 독어독문학·불어불문학과가 폐지되면서 인문학 붕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덕성여대 독어독문학과 소속 한 교수는 "덕성여대 상황에 대해 독어독문학회나 지방 대학들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번 결정으로 다른 학교 인문학 전공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민주덕성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양관 앞에서 독어독문·불어불문과 폐지 추진을 규탄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2월 덕성여대 독어독문·불어불문과의 학생과 교수, 동문 등으로 구성된 민주덕성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학교법인 이사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사회가 열리는 건물 앞에서 "원칙 없는 학사행정 중단하라", "제멋대로 불어불문 전공폐지 규탄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비대위측 설명에 따르면 동덕여대가 지난 2022년 독일어·프랑스어과를 '유러피언스터디즈 전공'으로 통합했지만 서울 시내 대학에서 독어독문·불어불문과가 폐지된 적은 없다.

무전공 확대 등에 따른 인문학 붕괴에 대한 위기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종로학원이 수험생 1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무전공 입학 후 진학할 전공으로 이공계열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65%로, 인문계열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35%)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많게 나타났다.

지난 1월 전국 인문대학장은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무전공 입학생 확대 방침으로 학생들이 시류에 따라 소수 인기학과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기초학문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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