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존 지오르노(John Giorno)의 역사적 프로젝트과 쿠사마 야요이·정강자 등 1세대 아시아 여성 작가들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기획 전시가 ‘아트부산 2024’에서 펼쳐진다.
국내 상반기 최대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4 9일 개막
국내 상반기 아트페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부산 2024’가 9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 제1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20개국에서 129개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메인 섹션’에는 국내외 주요 갤러리 118곳이 동시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갤러리는 아나쉬 카푸어, 칸디다 회퍼 등 대표적인 소속 해외 작가의 작품과 박서보, 하종현 등 국내 대가들의 작품을 출품한다. PKM 갤러리는 2024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인 구정아의 작품을 조명한다. 이번에 아트부산에 처음 참여하는 일본의 비스킷 갤러리는 귀여운 구상으로 깊이 있는 감상을 전달하는 ‘미유 야마다’의 작품을 내건다. 뛰어난 기획력을 자랑하는 에프레미디스는 이번 페어에서 지난해보다 더 넓은 부스에서 토니 저스트 등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1세대 아시아 여성 대가와 한·영 신예 작가까지…역대급 특별전 ‘커넥트’ 주목
아트부산은 매해 특별전시 프로젝트 ‘커넥트’를 통해 작가, 갤러리, 기관, 컬렉터 등 다양한 미술계 행위자들이 함께 상호작용하고 연대하는 장이 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올해는 ‘커넥트’가 아트부산의 상징이 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트부산은 올해 최초로 주연화 홍익대 교수를 외부 총괄 디렉터로 영입해 ‘여성 작가, 글로벌, 그리고 다양한 기관과의 연대’에 초점을 둔 8개 섹션을 기획해 눈길을 끈다.
주목할 만한 전시는 아시아 현대미술 1세대 여성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특별전 ‘허스토리’. 이곳에는 쿠사마 야요이(일본), 정강자(한국),샤오 루(중국) 등 총 10명의 거장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자신의 신체를 활용한 퍼포먼와 이벤트를 통해 한국 1세대 실험 미술에 기여한 정강자의 작품이 단연 눈길을 끈다. 첫 외부 총괄 디렉터인 주연화 홍익대 교수는 “1세대 여성 작가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혁신을 선보여왔다”며 “자신의 신체를 활용하는 행위 예술로 잘 알려진 정강자의 작업 방식을 1970년대 활동했던 다양한 국적의 여성 작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시인이자 퍼포먼스 아티스트, 시각예술가로 알려진 존 지오르노의 역사적 프로젝트, ‘다이얼 어 포엠(Dial-A-Poem:1968-2019)’의 설치 작품도 국내 최초로 커넥트에서 공개된다. 흑인 민권운동가와 시인 등 135명의 낭독과 연설을 담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처음 등장 당시 숱한 검열을 받았지만 현재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전세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직접 아무 번호나 전화를 걸어 35명의 예술가, 시인 등이 낭독하는 시를 듣고, 문단의 엘리트주의를 깨고자 했던 존 지오르노의 파격적 시도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아트부산에 참여하는 개별 갤러리들이 작품 판매의 목적을 떠나 소속 작가들의 주요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총 5개의 특별전도 만나볼 수 있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자신 만의 추상 세계를 만들어 온 중국 추상 미술 1세대 작가들을 초대하는 ‘포커스 아시아:중국’전과 런던 왕립예술대학과 협업해 한국과 영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 젊은 작가 발굴 프로그램 ‘아트악센트’도 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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