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조정식·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나란히 출마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추미애 당선인의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국회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후보 4명 모두 ‘친명(친이재명계)’을 앞세운 선명성 경쟁에 매달리자 당 지도부가 나서 최다선(6선)이자 연장자인 추 당선인으로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전격 발표된 조 의원과 추 당선인의 단일화는 회동부터 합의문 작성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40분가량 만난 두 사람은 추 당선인으로의 단일화 발표 직후 △개혁 국회 구성 △입법부 견제·균형 기능 강화 △순리에 따른 후보 추대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도 공개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대동단결해 총선의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겠다”며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단일화 발표에 앞서 정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반면 5선의 우원식 의원은 “원내대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선수는 단지 관례일 뿐”이라며 끝까지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는 유력 의장 후보로 꼽히던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자진 사퇴를 두고 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뜻하는 ‘명심(明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강성 당원들이 ‘강경파’인 추 당선인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내자 ‘연장자 우선’을 명분으로 물밑에서 추 당선인으로 교통정리했다는 평가다. 또 민주당으로서는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 탄생’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부각할 수 있다.
다만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 여야 간 충돌이 한층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혁 의장이 되겠다’며 ‘탈중립’을 선언한 추 당선인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원들이 (21대 국회에서) 180석을 갖고 있음에도 국회의장 손에 좌초된 것들에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하지만 제가 하면 잘할 것 같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달 16일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른다.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재적 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는데 통상 원내 1당에서 후보를 내면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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