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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가장 큰 전환점” 정일우 ‘머릿 속 시한폭탄’ 정체는 [건강 팁]

■연제영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뇌동맥류 터지면 ‘지주막하출혈’ 등 뇌출혈 발생

재출혈 시 사망률 증가…평소 혈압 관리 힘써야

동맥류 크기·위치에다 나이도 종합적 고려 필요

정일우는 올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18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뇌동맥류 투병 경험과 이후 근황, 인생 목표를 밝혔다. JTBC ‘뉴스룸’ 캡처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해 18년째 활동 중인 배우 정일우는 올해 초 한 방송에서 "뇌동맥류 투병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정일우는 데뷔 7년차인 2013년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일곱살이었다. 배우로서 황금기나 다름 없는 20대 후반을 꼬박 질환과 싸우며 보낸 것이다. 그는 투병 시절을 회상하며 “아무래도 내게 20대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하면 (뇌동맥류로) 몸이 아팠던 것이다. 그런 시간들을 겪다 보니까 정말 하루하루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투병 생활을 통해 작품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달라졌다는 고백이었다. 그러면서 “아직 저는 한참 더 깨져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이 든다. 또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의 일부 약한 부분이 부풀어 올라 생긴 병이다. 터지면 뇌내출혈을 동반한 지주막하출혈(거미막밑출혈)을 일으킨다. 지주막하출혈의 전형적인 증상은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다. 목이 뻣뻣해지면서 구역, 구토가 동반되거나 출혈량이 많으면 의식이 줄어들어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보통은 뇌동맥류가 터져도 출혈이 잠시 멎은 상태로 응급실로 이송된다. 뇌동맥류가 다시 터지면 그만큼 뇌손상이 심해져 사망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재출혈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크게 개두술을 통해 뇌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묶어 동맥류 내부에 혈액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결찰술과 혈관내 접근을 통해 뇌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메꿔 혈액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색전술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색전술이 결찰술에 비해 단기 치료 성적이 좀 더 나은데 장기적인 재발률에 있어서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나이와 상태, 동맥류 위치와 모양, 동맥류에 의한 신경압박 또는 뇌내출혈 동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한다.

코일 색전술은 스텐트를 보조적으로 사용해 치료 성적을 더 높일 수 있으나 상당 기간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일단 동맥류가 터지면 이미 생긴 출혈로 인한 뇌부종, 뇌혈관연축, 수두증, 경련발작 등에 대한 이차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뇌혈관 연축에 의한 지연성 뇌허혈, 뇌경색 예방이 중요하다. 뇌혈관 연축은 혈액성분에 접촉된 뇌혈관이 좁아지며 가늘어지는 것이다. 보통 지주막하출혈이 생긴지 5~7일 정도 지나 발생한다. 21일 이후에는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이 기간 동안 해당 부위의 뇌 혈류가 저하되면서 일시적인 뇌허혈 혹은 뇌경색으로 인해 영구적인 신경학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수두증 역시 지주막하출혈 이후 흔한 합병증 중 하나다. 정상적으로 지주막하공간을 순환하는 뇌척수액 흐름 및 흡수가 잘 안되어 생기며 의식저하, 인지기능저하, 보행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급성기에 수두증이 발생하면 뇌실외배액술이나 요추배액술로 임시로 뇌척수액을 체외로 빼내 치료한다. 만성기에도 수두증이 지속되거나 새로 발생하면 뇌실복강단락술과 같이 뇌척수액이 체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반영구적 수술이 추가로 필요하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뇌동맥류가 터지지 않은 상태로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만성 두통, 어지럼증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도중 컴퓨터단층 뇌혈관영상(CTA) 또는 자기공명혈관영상(MRA)을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후교통동맥 이행부확장증과 같이 뇌동맥류가 아닌데 CTA 혹은 MRA에서 뇌동맥류처럼 보이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 정확한 뇌동맥류의 모양이나 주변 혈관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뇌혈관조영술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0대에는 거의 없지만 50세가 되면 전체 인구의 약 3% 정도에서 발견된다. 60세가 넘으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뇌동맥류 파열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뇌동맥류가 발견된 확률이 약 3배 높다. 다낭성신질환과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뇌동맥류가 잘 생긴다. 크기가 약 7mm 이상이거나 전교통동맥이나 후교통동맥 부위에 위치한 경우,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길쭉한 경우 터질 위험이 더 높으므로 적극적인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내경동맥 해면정맥동 부위나 성상돌기 주변에 위치한 5mm 이하의 동맥류는 터질 위험성이 상당히 낮으므로 추적 관찰하면서 동맥류의 크기나 모양에 유의한 변화가 있을 때 치료를 고려한다. 파열 위험이 낮은 경우 치료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다. 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외에 환자의 나이와 기대 여명, 다른 동맥류가 파열된 경험, 가족력, 생활습관, 동반질환, 심리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여부 및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특별한 약물이 없어 클립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로 치료하는데 우회수술이나 뇌혈류전환스텐트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치료 없이 추적 관찰만 하는 경우 1~2년 주기로 영상 검사를 하는데 평소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혈압을 올리는 운동이나 활동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흡연이나 과음은 동맥류 파열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당연히 삼가야 한다.

연제영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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