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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하이브 사태와 상장사의 사회적 책임

서지혜 문화부 차장


하이브 사태가 볼썽사나워지고 있다. 하이브의 다른 자회사들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소속 가수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 대표를 고소했고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를 지지한다’는 의견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어른들의 싸움에 발을 내디뎠다. 마치 학부모가 ‘유치원 선생님이 내 아이를 차별했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그 모습을 본 다른 부모들이 이 부모를 몰아세우며 아이들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하이브는 상장사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에 주식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초창기 방탄소년단이 세상에 등장할 때 투자자들은 방시혁 의장의 천재성과 소년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대기업이 된 지금은 다르다. 상장사 경영진은 합리적인 생각으로 기업을 성장시켜 투자자에게 수익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게 상장사의 책임이다.

하이브가 지난 한 달간 민 대표와 진행한 폭로전을 보면 하이브가 과연 법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사건 첫날인 4월 26일 아침 하이브는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모의했다’며 어도어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다. 기업이 자회사 감사 내용을 결론도 나기 전에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민 대표가 ‘BTS의 군입대를 위한 주술 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다시 보냈다.

그날 하루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보여주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토록 이상한 사람을 자회사 대표 자리에 앉혀 평판 관리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그리고 같은 날 화제의 ‘그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 대표는 뉴진스와 다른 자회사 소속 가수들의 미래에 조금도 도움 되지 않는 날 것의 폭로를 쉴 새 없이 쏟아냈다. 이후 터져 나온 폭로전에서 모회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는 서로 목표가 다른 허술한 기업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냈다.



증권사들은 이 사건을 단기 이슈로 보고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K팝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수들이 계속 빛을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를 지지하기로 했고 이 선택으로 그들은 험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 하이브는 법정 심문에서 ‘민 대표가 뉴진스를 가스라이팅 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이 실시간으로 모두에게 공개되고 있는데 과연 큰손 투자자들이 하이브에 다시 지갑을 열까. 하이브와 어도어가 과연 미래 가치가 있는 곳인지 투자자들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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