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12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82조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29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1.075%를 기록했다. 장기간 제로 금리 수준에서 움직여온 10년물 금리는 지난 22일 11년 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선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날 기록한 금리는 2011년 11월 이후 12년 반만에 최고치다.
최근 일본의 엔저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리라는 관측이 번지며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일본은행은 이르면 6~7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한 국채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3년도 결산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보유한 국채 잔고는 취득 가격 기준 589조 6634엔(약 5124조 원)이지만 현 시가 기준으로는 580조 2297억엔(약 5042조 원)이다. 9조 4337억엔(약 82조 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일본은행은 일반적으로 만기 때까지 국채를 보유해 시가 반영을 할 필요가 없는 만큼 평가손실로 인한 부정적인 재무 영향이 당장 현실화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이 일본은행의 재무 상황을 불안하게 할 경우 금리 추가 상승이나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일본은행은 보유 상장지수펀드(ETF)가 운용이익을 내고 있어 전체적인 결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3월말 현재 보유 ETF 시가는 1년 전보다 40.2% 증가한 74조4982억엔(약 648조원)으로, 장부가의 배에 육박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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