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를 맞았던 골프웨어 시장에 대해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2030 골퍼들의 이탈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해외 의류 브랜드의 한국 골프웨어 시장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골프웨어 브랜드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시장입니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을 브랜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골프데이터테크와 일본 시장조사 기관 야노리서치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골프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세계 골프웨어 시장점유율 1위(45%)가 한국이다.
최근 이탈리아 컨템퍼러리 브랜드 아이스버그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골프웨어 브랜드 아이스버그골프를 출시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어메이징크리의 에이엠씨알과 손잡으면서다. 1974년 론칭한 정통 이탈리아 브랜드가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데는 한국 시장의 성공이 곧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경덕 에이엠씨알 이사는 “적어도 골프웨어의 경우 다른 나라 시장에서 먼저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브랜드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성공해야 결국 글로벌로 갈 수 있다. 올해 한국 내 진행 상황을 보고 다른 나라 시장 진출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청담 직영점을 포함해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아이스버그골프는 가을·겨울(FW) 시즌 3~4개 백화점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에코골프어패럴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내에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에코골프어패럴은 한국 패션기업 에스제이그룹과 덴마크 슈즈 기업 에코글로벌이 공동 투자 계약을 맺고 만든 브랜드다. 두 기업은 불경기에 위축되기보다는 선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서 올해 봄·여름(SS) 시즌 브랜드를 출시했다.
에스제이그룹 관계자는 “에코글로벌은 최근 몇 년간 한국 골프웨어 산업의 성장을 지켜봤다. 그러다 에스제이그룹이 준비한 에코골프어패럴의 콘셉트와 상품력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한국 골프웨어 시장의 경우 올해까지는 다운사이징이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글로벌 골프 라인이 있지만 한국 골퍼만을 위한 ‘K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있다. 베스트원SHC는 언더아머글로벌과 언더아머골프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올 초 스타필드 수원에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언더아머가 현지 라이선스를 허가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며 골프웨어 단독 브랜드 론칭 역시 처음이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윌슨도 한국 골프웨어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에서만 따로 디자인한 제품을 올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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