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에서는 1등만 돋보인다. 가뜩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한국여자골프에 단비 같은 양희영의 메이저 우승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양희영의 우승에 가리긴 했지만 이번 주 그에 못지않게 반가운 소식 하나가 골프팬들에게 조용히 날아들었다. 대한민국 여자골프 ‘에이스’ 고진영의 준우승이다. 한국여자골프가 화려한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고진영의 분투가 절실하다. 한국의 시즌 첫 승이라는 무거운 짐을 ‘언니 양희영’이 덜어주었으니 고진영도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개인의 시즌 첫 승을 향해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진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친 고진영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릴리아 부(미국)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을 차지한 양희영과는 3타 차이가 났다.
후반 뒷심이 좋았다. 5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잡은 고진영은 7번과 8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 았지만 15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다. 하지만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더한 뒤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순위를 끌어 올렸다. 두둑한 준우승 상금 70만 2478달러를 획득한 고진영은 시즌 상금을 108만 4801달러로 늘리고 상금랭킹 10위로 올라섰다.
이번 준우승은 2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공동 8위,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 공동 4위에 이은 시즌 세 번째 ‘톱10’ 기록이자 올해 개인 최고 성적이다.
현재 세계랭킹 7위까지 떨어진 고진영은 이번 준우승으로 세계랭킹도 몇 계단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해란이 공동 9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고 김효주와 최혜진도 공동 16위(1오버파 289타)로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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