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교통사고’로 숨진 9명의 사망자들 중에는 사고 당일에 상을 받을 만큼 성실했던 공무원과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던 은행원 등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행정국 청사운영1팀장이었던 고(故) 김 모(50) 씨가 속한 팀은 전날 이태원 분향소를 안전하게 이전했다는 공로로 소속국으로부터 ‘이달의 우수팀’으로 선발됐다. 특히 같은 날 서울광장 야외밤도서관 조성에 성공적으로 협력한 공로로 인정받아 ‘동행 매력 협업상’까지 받았다.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만난 김 씨의 큰형은 “5형제 중 막내아들이자 늦둥이인 동생이 떠나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 김 씨는 “(동생이) 어릴 적 사고로 한쪽 눈도 실명되고 팔에도 장애가 있었지만 주경야독해 세무직에 합격했다”면서 “생전에 9급으로 시작해 최근 5급까지 승진할 만큼 성실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서울대병원에 빈소가 마련된 또 다른 희생자 4명은 시청역 소재의 같은 시중은행에 소속된 동료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승진 및 인사 발령이 난 당일 식사 자리를 갖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들의 빈소는 이외에도 국립중앙의료원·신촌세브란스병원 등에 마련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시청역 교차로 현장에도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사고 장소를 찾아 묵념을 올리며 준비한 국화 다발을 두고 가는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뤄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추모 메시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서울시청 인근에 위치한 회사에 다닌다는 박 모 씨는 “고인들과 관련이 없지만 보도를 보고 조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같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인데 참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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