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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참사' 사고 차량 '블랙박스' 확인…"어, 어" 부부 비명만 담겼다

운전자 부부 비명만 담겨…급발진 정황 발견 안 돼

경찰 “오디오만으로는 결함 등 유추하긴 어려워”

2일 서울 중구 시청역 7번출구 인근 사고 현장에 국화와 추모글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 돌진 참사를 낸 운전 차량의 블랙박스엔 운전자 부부의 비명만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급발진 상황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이 확보한 사고 차량 운전자 차모(68)씨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정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고가 난 뒤 차가 멈춰설 때까지의 화면과 음성이 담겼다.

차 씨는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브레이크가 먹통이다’ 등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상태를 보여주는 대화 등이 급발진 수사에 도움을 준다. 한문철 변호사 또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 씨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차 씨 부부가 놀란 듯 ‘어, 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만이 담겼다. 차 씨와 동승자인 차 씨의 아내는 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즉, 사고 원인과 당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블랙박스 오디오가 이번 사건에서는 사고 경위에 대한 열쇠가 되진 못했다. 경찰 또한 차 씨의 블랙박스 오디오만으로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 등을 유추하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2일 입건했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피의자가 갈비뼈가 골절돼 말하기 힘들어한다. 의사 소견을 듣고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 방문 조사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다른 폐쇄회로(CC)TV, 차 씨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사고 원인 파악에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EDR 분석은 통상 1~2개월 정도 걸린다”며 EDR 데이터와 당시 상황을 종합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27분께 차 씨가 운전한 검은색 제네시스 G80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세종대로 방향 일방통행 4차로 도로를 250m가량 역주행했다. 시속 100㎞ 가까이 가속한 차량은 인도 등을 덮쳤고, 이로 인해 9명이 숨지고 차 씨 부부를 포함해 6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은 모두 30~50대 남성 직장인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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