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효과로 2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반등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내년까지 좋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0.34%) 오른 8만 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주가가 8만 8600원까지 치솟으면서 5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를 다시 한번 새로 썼다. 2021년 1월 26일(8만 9200원) 이후 3년 5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장 초반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 회사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사상 첫 총파업에 나섰다는 소식에 오름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340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투자가가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2391억 원, 999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5월만 해도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응에 실망감을 내비치며 2조 5811억 원어치를 팔다가 지난달부터 2조 9639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달에는 6거래일 만에 벌써 2조 453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가 연일 전고점을 돌파하는 것은 이달 5일 공표한 2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74조 원, 영업이익 10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며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의 평균 전망치(매출액 73조 8186억 원, 영업이익 8조 3078억 원)를 웃돈 바 있다.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에 청신호가 켜지자 5~8일 해당 기업 보고서를 낸 증권사 19곳 가운데 10곳은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NH투자증권(005940)은 기존 10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키움증권(039490)은 11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상향했다.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10만 6000원에서 11만 7000원으로 높였다. 19곳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10만 6078원에서 11만 1263원으로 올라가 11만 원을 넘어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추론 시장에서 128GB 서버 D램 모듈(DIMM)과 9세대 쿼드 레벨 셀(QLC)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의 판매 확대가 본격화되며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크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3분기뿐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기존 대비 각각 17%씩 늘려 잡았다”며 “메모리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 상황이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기존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12.1%, 15.4% 늘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납품할 시기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 제품은 현재 엔비디아에서 품질 검증을 진행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HBM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박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HBM3E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D램 부문의 실적 전망치를 더 늘려 잡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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