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3구 외 주요 자치구에서 집값이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격 천장’을 알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공급 확대 방침에도 전고점을 뚫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강동구와 성동구 등 인근 지역에서도 신고가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폭등장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모양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 7차’ 전용 157㎡는 이달 20일 64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달 세운 신고가였던 56억 원 대비 무려 8억 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강남3구에서는 신고가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전용 164㎡도 이전 신고가보다 1억 2000만 원이나 오른 45억 5000만 원에 거래됐으며,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전용 121㎡도 기존보다 1억 5000만 원 오른 31억 원의 신고가에 팔렸다. 서초구에서는 이달 4일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도 기존보다 8000만 원 오른 29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에서도 잠실동 ‘리센츠’ 전용 59㎡가 기존 최고가보다 1억 500만 원 오른 22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들어 강남3구 외의 지역으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이달 3일 20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나온 신고가 19억 원보다 1억 1000만 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성동구 금호동 ‘서울숲2차푸르지오’ 전용 84㎡도 이달 6일 19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2021년 세운 신고가 18억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종로구에서는 ‘경희궁자이 3단지’ 전용 59㎡가 지난달 30일 17억 5000만 원에 신고가를 썼다.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116㎡도 이달 12일 30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지난해보다 크게 내려오는 등 매수세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 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7000건을 넘어서는 등 매수 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29일 기준 신고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325건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7000건을 웃돈 것은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3구 신축 아파트는 지난해 5~6%대에 달하는 고금리와 거래 가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며 “지금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까지 하락하는 등 주택을 매수하기에 우호적인 상황이 갖춰진 만큼 강남3구를 넘어 인근으로도 상승세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서울에서만 추격 매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는 등 서서히 매수 수요가 서울 외의 지역으로도 퍼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볼 때 상승세가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