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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PC 수요 둔화에 낸드도 '피크론'

3분기 제품가격 3~10% 하락

AI 서버용 QLC만 소폭 상승

재고 소진 속 수요 줄어들고

中업체 40% 증산 '설상가상'

삼성전자의 9세대 V낸드. 사진 제공=삼성전자




D램에 이어 낸드 시장에서도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나며 ‘메모리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를 제외한 스마트폰과 PC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 가격 회복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10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제품 가운데 가장 판매 비율이 높은 트리플레벨셀(TLC) 256Gb(기가비트) 제품의 3분기 가격은 1.5달러로 전 분기(1.54달러)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멀티레벨셀(MLC) 256Gb 제품도 3분기 11.55달러를 기록하면서 전 분기(12.95달러)와 비교해 10% 넘게 가격이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일부 제품군에서는 지난달부터 가격 하락이 시작됐다. TLC 512Gb 제품의 가격은 8월 전달 대비 3.3% 하락하면서 3.3달러에 머물렀다. 용량이 더 큰 1TB(테라바이트) 제품 가격도 3.4% 내렸다. 반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활용되는 쿼드레벨셀(QLC) 낸드(256Gb)의 경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이 제품의 가격이 2분기(1.23달러)부터 4분기(1.36달러)까지 꾸준히 오를 것으로 봤다. 낸드 시장에서도 서버향 제품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내리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PC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소비자 수요가 약해진 영향이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상반기 상승하는 낸드 가격에 재고 축적을 서둘렀지만 수요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재고 소진 속도가 느려졌다. PC 시장에서는 AI PC조차 판매 둔화를 맞았다. 옴디아는 최근 올해 PC 시장에서 AI PC의 침투율 전망을 11%에서 10% 미만으로 재조정했다. 구조조정에 착수한 인텔 쇼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낸드 시장은 출하량이 줄더라도 평균판매가격(ASP)이 오르는 방식으로 회복돼왔다. 이를 고려하면 가격 하락은 시장 침체를 더욱 빠르게 불러올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도 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YMTC가 미국의 규제 전략에 맞서 스마트폰·SSD용 낸드의 생산량을 올해와 내년 각각 30~40%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낸드 수요처가 상대적으로 소비자용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저가 생산량을 늘리는 중국 업체들의 전략은 시장에 교란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고사양 SSD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7년을 목표로 현존 제품의 네 배 수준인 256TB 서버용 SSD를 개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128TB, 이후 256TB의 고용량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삼성전자가 기업용 SSD 가격 인상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의 온디바이스 AI용 SSD ‘PCB01’. 사진 제공=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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