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충격을 줬던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닮은 사고가 부산 해운대구의 거리에서 발생했다.
13일 해운대구청과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시 12분께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구청 근처 삼거리에서 벤츠 차량 1대가 인도 위로 돌진했다. 해당 차량은 인도 위에 정차해 있던 트럭을 들이받은 다음 행인들을 덮쳤고, 인근 가게 입구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췄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60대 남성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차량 운전자 7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남성은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차량은 인도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주행했고, 운전자는 사고 직후 현장에서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 이 사고로 전봇대가 파손돼 일대가 정전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7월 시청역 역주행 사고 역시 사고를 일으킨 차량 운전자 68세 남성이 차량 급발진을 주장해 논란이 됐으나 경찰 조사 결과 가속 기능의 엑셀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해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지면 시청역 역주행 사고처럼 고령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로 남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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