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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숨졌는데 농담하면서 웃어"…'얼차려 사망' 부대 조교 증언 나왔다

13일 춘천지법 중대장·부중대장 세번째 공판 진행

증인 훈련 조교 "농담하고 웃으면서 일상적 대화"

뉴스1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규정에도 없는 얼차려로 쓰러진 훈련병이 사망한 후에도 가혹행위를 지시한 간부들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고 떠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모(27·대위) 씨와 부중대장 남모(25·중위) 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자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석에 선 당시 훈련 조교 A 씨는 사건 이후 이들의 태도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 “대대장실에서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만났는데 (이들은) 농담을 하고 웃으면서 ‘어제 뭘 만들어 먹었는데 맛있다’는 등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대장이 중대장에게 PTSD 검사지 가져다 주고 체크하라 하자 중대장이 이거 다 자살 위험 높음으로 해야 하는 거 아냐? 라고 하며 웃으며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A 씨의 증언이 나오자 법정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 재판에는 숨진 박 모 훈련병의 유족들도 참석했다.

남 중위 측은 A 씨에게 당시 남 중위가 완전군장에 책 몇 권을 넣으라고 구체적 지시를 했는지 여부 등을 물으며 지난 재판과 같이 고의성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박 훈련병이 쓰러지기 직전 “엄마”를 세 번 외쳤다는 동료 훈련병 B 씨의 진술이 나오자 유족과 지인들은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B 씨는 중대장이 쓰러진 박 훈련병에게 일어나라고 지시하자 박 훈련병이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앞서 강 대위와 남 중위는 지난 5월 23일 오후 4시 30분께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고 박 모 훈련병 등 6명에게 완전군장 상태의 보행, 뜀걸음, 선착순 1바퀴, 팔굽혀펴기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방식의 군기 훈련을 명령, 집행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학대·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군기 훈련을 받다 실신한 박 훈련병은 위급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신속한 응급처치를 지체한 중대장‧부중대장의 과실로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훈련병이 사망에 이른 경위·경과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했으며 그 결과 '기상 조건, 훈련방식, 진행 경과, 피해자의 신체 조건 등을 종합하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앞서 중대장·부중대장을 송치했을 당시의 업무상 과실치사죄(금고 5년 이하)가 아닌 학대치사죄(징역 3년 이상 30년 이하)를 이들에게 적용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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