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강세장을 뜻하는 ‘업토버’가 실망스러운 출발을 보였다. 10월 첫째 주 비트코인(BTC)은 한 주 동안에만 7%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며 6만 1000달러 지지선에 가까이 내려앉았다. 4일 오후 3시 38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6만 1252달러다. BTC을 필두로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 등 주요 알트코인도 10%대 하락세를 보이며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움츠러들었다. 시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서며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주보다 7% 줄었다.
가상자산이 전통적인 강세장인 10월 들어 오히려 휘청인 이유로는 중동 리스크가 지목된다. 금과 같은 위험 헤지 수단으로서 주목받으며 소위 ‘디지털 금'으로 불리기도 하는 BTC의 지위가 실제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BTC가 헤지 수단으로서 장기적 잠재력이 있음에도 여전히 다수의 투자자들은 BTC를 위험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토버 기대감으로 고조됐던 가상자산 투자심리는 빠르게 식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의 공포탐욕지수는 41포인트로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다는 뜻이다.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보였다. 지난 2일 9200만 달러(약 1229억 원)가 유출된 데 이어 3일엔 5403만 달러(약 722억 원)가 빠져나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업토버 강세는 10월 중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케인아이랜드얼터너티브어드바이저 투자 고문인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티모시 피터슨은 “역사적으로 BTC 업토버는 10월 19일 이후 나타났다”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온체인 데이터가 상승장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고래들이 열성적으로 BTC를 축적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축적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일어난 적이 없다”고 분석하며 상승장 전환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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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한 주간의 BTC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BTC 시가총액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4일 트레이딩뷰에 따른 BTC 점유율은 58.17%로, 최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20년 말 70% 수준에 달했던 BTC 점유율은 2021년 ‘가상자산 불장’이 오며 비교적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 투자가 인기를 얻자 40%대로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며 지난해 말 다시 50%를 돌파했다.
올해 초 BTC 현물 ETF가 출시된 이후 BTC 점유율은 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알트코인 ETH의 현물 ETF가 BTC ETF에 비해 고전하면서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ETH 현물 ETF 상품인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에선 지난 두 달 동안에만 27억 달러(약 3조 6088억 원) 수준에 이르는 약 118만 개의 ETH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BTC ETF는 자금 유출과 유입이 반복되며 보다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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