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이 지분을 추가 인수하면서 연 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던 한진칼(180640)(180640)이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앞서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점화하며 상승했지만, 호반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진칼은 직전 거래일 대비 17% 떨어진 12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13일과 14일 각각 29.93%, 29.94% 오르며 이틀 연속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으나 상승세는 3일 연속 이어지지 못했다.
이틀 간의 상승세는 호반그룹이 한진칼 주식을 매수한 때문이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은 12일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해 보유 지분을 기존 17.44%에서 18.46%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호반건설은 2022년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고, 이후 팬오션에서 5.85%를 추가 매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20.13%)과 지분 격차가 1.67%포인트로 줄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기업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지분 확대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한진칼의 주요주주인 미국 델타항공(14.90%)과 한국산업은행(10.58%)이 조 회장 측 우군으로 평가되면서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고 결국 주가도 이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이 호반건설의 지분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에 나서면서 이날 주가 역시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은 전날 장 마감 후 자사주 44만 44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기준 0.66%에 해당하는 지분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한진칼이 주식을 사내복지기금에 증여하면, 기금이 소유한 주식으로 전환되며 의결권이 생긴다. 호반건설과의 지분 격차를 0.66%포인트 확대한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