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6·25전쟁 때 전쟁고아 1000여 명을 구출해 제주도로 후송했던 고(故) 딘 헤스 미 공군 대령의 10주기 추모식을 열어 고인의 한국 사랑을 기렸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22일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한미 공군 주요 직위자와 제주에 있는 해군·해병대 지휘관 등이 참석했다. 헤스 대령의 세 아들과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놀런 바크하우스 부산 주재 미국 영사 등도 함께 자리했다.
미 공군은 1950년 6월 한국 공군에 F-51D 전투기를 제공하고 조종사 훈련을 위해 바우트원(BOUT-1) 부대를 긴급 편성했다. 헤스 대령은 6·25전쟁 당시 바우트원 부대를 이끌며 한국 조종사들의 비행 기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전쟁 초기 1년간 헤스 대령은 250여 회 직접 출격해 적 지상군을 격퇴했다. 그가 F-51D 전투기에 새겼던 문구인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By Faith I Fly)’은 그에게 비행 교육을 받은 한국 조종사들에게 신념과 헌신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헤스 대령은 1950년 12월 미 공군 군종 목사 러셀 블레이즈델 대령과 함께 미 C-54 수송기 15대, C-47 수송기 1대를 동원해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구출해 서울에서 제주도로 후송하는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6·25전쟁 역사에서 인류애의 상징적 사례로 기록됐다.
그는 전후에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전쟁고아들을 돌봤으며 20여 년간 후원금 모금 활동에도 앞장섰다. 또 한국보육원을 설립하는 데 기여해 ‘6·25전쟁 고아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 총장은 추모사에서 “앞으로도 공군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조국 영공 수호의 막중한 사명을 완수하고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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