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UAE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가 현지 기업과 함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스타게이트 UAE를 위한 파트너십’이 체결됐다. 스타게이트 UAE는 아부다비에 세워지는 약 26㎢ 규모의 ‘UAE-미국 AI 캠퍼스’ 안에 5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는 오픈AI, 오라클,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그룹, 시스코 등이 UAE 국부펀드 지원을 받는 AI 기업 G42와 함께 파트너로 참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해외로 확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프로젝트는 우선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먼저 구축하고 1차적으로 내년에 200MW(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G42가 지원하고 오픈AI와 오라클아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는다.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시스코 등도 프로젝트 진행을 뒷받침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UAE에 스타게이트를 구축함으로써 대담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며 “이 시대 가장 중요한 혁신을 더 많은 곳에서 탄생시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UAE에 AI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 기술 규제를 위해 AI 칩 수출 제한에 나선 미국은 UAE의 경우 연간 최대 50만 개의 AI 칩 수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UAE도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무함마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AI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시 무함마드 대통령은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 4000억 달러(약 190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기술, AI, 에너지 등 부문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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