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한 유명 사찰에서 제사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신을 스님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경남지역 한 사찰에서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관광 명소로도 유명한 해당 사찰은 나이가 많은 방문객들이 봉안당에 관심이 보이며 돈을 지불하고 가족을 대신해 제사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제사는 40만원, 49재는 일주일 간격으로 7차례 지내서 최대 700만원, 초재와 막재 2번을 지내면 500만원까지 비용이 든다. A씨는 해당 사찰에서 하루 평균 두 번, 많을 때는 네 번까지 제사를 지낸다고 전했다.
어느 날 A씨는 제사상에 올리는 과일이 많아 보여 동료 스님에게 나눠 먹자고 하자 동료 스님은 과일을 주지 않고 사 먹으라고 했다. 이에 A씨는 "과일을 어떻게 처리하길래 사 먹으라고 하냐"고 물었더니 동료 스님은 "멜론을 옮기려고 하니까 손가락이 쑥 들어가더라"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제사 때마다 영정 사진과 위패만 바꾸고 수박이나 멜론 등 비교적 껍질이 단단한 과일은 재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동료 스님은 A씨에게 "제사 열 번 하겠다. 원칙은 (음식을) 걷어야 하는데 잘 안 걷는다"며 "안 걷어도 원장들은 말이 없다"고 하기도 했다.
A씨가 모두 다른 날에 촬영했다며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제사상에 올라간 멜론 꼭지는 모두 같은 모양이며 익은 상태도 동일했다.
A씨는 "부침개도 오전에 제사 지냈던 걸 그대로 놔두고 오후에 또 제사 지내려고 보자기로 양쪽에 씌우더라"며 "(식당) 주인이 와서 그냥 밥이나 한 그릇 퍼주고 몇 사람이 먹고 간 그 상을 치우지도 않고 밥 먹으라고 하면 먹겠냐"고 토로했다. 그는 "가족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절대 이러면 안 된다"며 "돌아가신 분은 말이 없다고 안 무섭다고 생각하나 본데, 사실 눈에 안 보이는 게 최고 무서운 것"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건 사기"라며 "수행을 위해 여러 절을 다녀 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최근 그곳을 떠났다가 그냥 넘어가선 안 되겠다 싶어서 제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사찰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음식 재사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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