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점퍼를 착용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정치색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과 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이 카리나를 옹호하고 나섰다.
28일 이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위선자들의 조리돌림, 신경 쓸 가치 없음”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심할 테지만 이겨내자”라고 적은 뒤 카리나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카리나 건들면 니들은 다 죽어”라는 태그를 덧붙였다.
백 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에스파의 히트곡 ‘슈퍼노바’와 ‘아마겟돈’ 뮤직비디오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며 “SHOUT OUT TO”라는 글을 올렸다. ‘SHOUT OUT TO’는 누군가에게 감사를 전하거나 특별히 언급할 때 사용하는 표현으로, 한국래퍼들 사이에서는 존경이나 감사를 표할 때 “~를 샤라웃한다”라고도 한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온라인을 통해 백 대변인의 게시글 내용이 퍼지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카리나는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전날 일본 거리에서 숫자 ‘2’가 적힌 빨간색 점퍼를 입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한 시간만에 삭제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네티즌은 카리나가 국민의힘(기호 2번)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의상을 입었다며 경솔하다고 비판했다.
아이돌 커뮤니티 내에서는 “실수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비판적이었다. 네티즌들은 “선거철에 아이돌들은 조심하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정치적 성향을 드러냈다”, “저런 옷 찾는 게 더 힘들겠다”, “선거 운동 유니폼인줄”, “국민의힘 앰버서더냐”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애국 보수 카리나”, “유세 기간에 빨간 옷+숫자 2번을 입힌 건 확실한 표시”, “이제 갓리나다”, “카리나는 내가 지킨다” 등의 지지 반응도 나왔다.
한편 카리나 팬들은 이날 성명문을 통해 “정치적 프레임과 온라인 혐오 속에서 여성 연예인이 희생되어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며, 개인의 일상적 표현을 통한 정치적 의사 표시 또한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SNS 게시물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자의적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됐고, 이는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명예훼손과 성적 비방, 신상 공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논쟁과 무관한 여성 연예인이 정쟁의 도구로 소비되고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며 “커뮤니티에 유포된 성적 모욕, 인신공격, 조롱성 댓글과 게시물은 단순 의견 표현이 아닌 사회적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악의적 행위가 지속될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카리나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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