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에 온 이유는 하나다. 우승하고 싶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던 스타 가드 허훈(29)이 부산 KCC 행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허훈은 29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kt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우승 경험이 있고 좋은 환경에서 뛸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CC행을 결정했다”면서 “우승 반지 하나 없이 은퇴한다면 서글프고 후회될 것 같았다. 좀 더 확률 높은 곳으로 온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허훈은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전날 KCC로 이적했다. 계약기간 5년, 보수 총액 8억 원(연봉 6억 5000만 원·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이다.
이번 이적으로 허훈은 형인 허웅과 연세대 시절 이후 11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KCC는 아버지인 ‘농구 대통령’ 허재가 2005~2015년 사령탑으로 이끈 구단이기도 하다. 허훈은 “형의 역할도 있었지만, FA는 결국 제가 선택하는 것 아닌가”라며 “KCC는 아버지가 감독이었을 때 경기에 많이 가보기도 했고 편안한 느낌이다.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허웅은 “결국 훈이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저는 옆에서 돕기만 한 정도다. 아버지도 KCC에 계셨고 명문 구단이라는 것을 아시기에 훈이가 왔으면 하셨다”고 설명했다.
KCC는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등 국가대표급 국내 선수진을 갖춘 팀이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서 허훈까지 영입하며 최강 전력을 갖췄다. 허훈은 “KCC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잘할 때는 정말 잘하는데, 안 풀릴 때는 확 가라앉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럴 때 제가 빠르게 다잡고 갈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형(허웅)뿐만 아니라 준용이 형, 승현이 형, 교창이도 모두 가까이 지내는 선수들이라 좋은 호흡이 기대된다. 다가오는 시즌이 재미있을 듯하다”며 웃었다.
최근 KCC에 새로 부임한 이상민 감독도 허훈의 합류를 반겼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취약점이 가드였다. 국내 최고 가드를 영입했으니 기대가 크다”면서 “농구는 가드하기 나름이다. 그런 역할을 훈이도 잘 알 거로 생각하고, 개성 강한 선수들을 잘 조율해 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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