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가 29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했다. 미국이 시리아와 단교한 지 13년 만이다.
배럭 특사는 이날 다마스쿠스 주재 미국 대사 관저를 찾아 성조기를 다시 게양했다.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이듬해인 2012년 시리아와 국교를 단절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은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을 만나 국교 정상화와 시리아 제재 해제를 약속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후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23일 시리아에 대한 제재 일부 해제를 공식 발표했고 배럭 특사는 곧바로 시리아 특사로 임명됐다.
배럭 특사는 이날 “미국은 더 이상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9년 제정된 시리아 제재법인 ‘시저법’에 대해 “180일 내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식 해제에는 약 6개월간의 미 의회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1979년부터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시리아 반군 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정세가 급변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군사 개입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배럭 특사는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긴장도 대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며 불가침 조약과 국경 문제 논의를 제안했다.
시리아 대통령실도 이날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과 배럭 특사의 면담 사진을 공개하며 양국 관계 회복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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