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투표소가 있다. 국립 소록도 병원이 있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제4투표소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남 총 투표수 1728만 7513표 중 이재명 후보가 111만 1941만 표로 득표율 85.8%, 김문수 후보 11만 0624표로 득표율 8.5%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총 투표수 99만 6424표 중 이재명 후보 84만 4682표로 득표율 84.7%, 김문수 후보 7만 9937표로 득표율 8.02%를 얻었다.
광주·전남의 높은 특표율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계엄 사태에 대한 반발 정서와 정권 재창출 열망이 결합해 민주당 지지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 당선인과 민주당은 선거 기간,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당선은 물론 향후 국정 운영의 토대가 된다고 보고, 호남 민심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민주당은 광주·전남에서 '90% 투표율·90% 득표율' 달성을 내부 목표로 설정했고, 지역 단체장들도 최대 투표율 목표치를 92.5%로 정해 총력전을 벌였다.
이러한 전남에서 유일하게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투표소가 있다. 전남 고흥군 도양읍 제4투표소(국립소록도병원)다. 이 투표소는 총 투표수 235표 중 이재명 후보가 108표로 득표율 45.9%, 김문수 후보는 118표로 득표율 50.21%로 김 후보의 지지가 더 많았다.
소록도 병원은 전국 각지의 한센인들이 이주해 생활하는 곳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가 각별히 지원했다. 이런 영향으로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계열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023년 11월 소록도 병원을 찾아 한센인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듬해인 2024년 설 선물상자를 한센인 환자들의 미술 작품으로 꾸몄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여덟번의 선거에서 이 투표소는 모두 보수 후보를 지지하며 ‘호남 속 TK’로 자리잡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355표 중 130표로 득표율 36.6%를 얻어 당시 207표를 얻어 득표율 58.3%를 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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