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공식 주차 대행업체를 사용한 한 남성이 차량 무단운행 의혹을 주장하면서 서비스 관리 부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널(T2)로 구분해 주차 대행 서비스를 외부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 중이다. 업체는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공사 측이 입찰자를 낙찰하는 기준은 입찰가로 알려져 있다. 다만 유사한 논란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계속되는 만큼, 운영 능력이나 도덕성 등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인천국제공항 공식 주차 대행업체에 차량을 의뢰했다가 현금과 귀중품 절도를 당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쯤 귀국해 차를 찾으러 갔다. 그는 껌통이 밖으로 나와 있는 게 의아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가 물품을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놀라운 장면이 담겼다. 주차 직원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운전석 상단 카드 홀더에 있는 현금을 주머니에 그대로 넣은 것이다. 직원은 이후 수납공간을 뒤지더니 동전 등 현금과 돈이 될 만한 것은 싹 긁어 갔다.
A씨는 1년 전 자동차 급발진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때 계기판과 운전자 다리도 함께 찍을 수 있는 내부 블랙박스를 운전석 상단에 부착했다고 한다. 이 블랙박스는 광각 렌즈여서 운전석과 주변을 모두 찍을 수 있었다. A씨는 업무 때문에 공항 주차 대행 서비스를 한 달에 서너 번은 이용하는데 직원의 절도를 잡은 적은 처음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이 늘면서 인천공항의 주차 대행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는 실정인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기간 동안 인천공항 공식 주차대행업체에 맡긴 차량에서 내비게이션 기록과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무단 운행 정황을 발견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B씨는 "7월 29일 저녁에 차키를 받고 차량에 탑승해 내비게이션을 켰는데, 최근 목적지 목록에 8개 정도가 기록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또 "기록을 보니 특정 음식점이나 차량 정비소 등이 있었고, 출국 전후 약 40km 정도 운행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장기주차장에서 발렛까지 왕복 40km는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에 있는 약 10일 동안의 블랙박스 영상 기록이 지워져 있고, 영상이 일부러 끊긴 흔적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조수석 시트 위치도 평소와 달리 넓어지고, 차량 내 냄새도 달라져 있었는데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상 차량이 주차장에 머물지 않고 인근 지역을 주행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발렛업체 직원에게 문의하니 "누가 차량을 운행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민원팀 연락처만 남긴 채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해당 글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고,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는 댓글들이 잇따르며 인천공항 발렛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다.
A씨, B씨 등이 사용한 공식 주차 대행 서비스 외 불법 사설 업체들이 만연해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경우 업체 측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을 수 있어, 차량 파손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배상이 어려워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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