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일러 업계 ‘2톱’인 경동나비엔(009450)과 귀뚜라미홀딩스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황 부진에도 수출 확대로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둔 경동과 귀뚜리미는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각각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과 ‘공기질 관리 스마트 홈’을 선택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동나비엔 모회사 경동원은 2024년 전년 대비 12.4% 늘어난 1조 4925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귀뚜라미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 2507억 원으로 같은 기간 1.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각각 1326억 원과 4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2%, 23.5% 상승했다. 모두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덕분이다. 경동은 70% 이상, 귀뚜라미는 10%대의 매출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양사는 재도약을 위해 해외로 사업 무대를 넓히는 동시에 사업의 종류도 다각화하고 있다. 귀뚜라미홀딩스는 올해 인공지능(AI) 붐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시장 공략에 나선다. 귀뚜라미범양·신성엔지니어링·센추리 등 냉방 계열사는 지난 해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견인할 정도로 이미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냉각 솔루션은 AI 열풍으로 전 세계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적용하지 않을 수 없는 필수 솔루션”이라며 “냉각 솔루션을 미래 먹거리로 감고 관련 분야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냉각탑 기술력을 보유한 귀뚜라미범양은 최근 수백 억 원 상당의 발전소용 냉각탑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산업용 쿨링시스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종합 냉난방공조 공기질 스마트 홈 관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동은 지난 해 1월과 5월 각각 레인지 후드 전문업체 리베첸과 주방기기 전문회사 SK매직의 주방기기 영업권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는 앞서 3월 ‘3D에어후드’와 가스레인지, 인덕션 등 주방기기 브랜드 ‘나비엔매직’을 새롭게 론칭하며 사업다각화의 신호탄을 쐈다. 회사는 또 전기를 이용해 땅과 물로부터 열을 흡수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히트펌프와 수처리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AI 시장의 급성장, 친환경 정책 중요성 등 전 세계가 열 효율 관리에 크게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냉난방공조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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