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는 ‘종합예술의 향연’이다. 음악, 연기, 무대 미술은 물론이고 문학과 철학, 최근에는 영상미까지 결합해 인간이 만들어낸 예술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오페라 한 편을 온전히 감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약 한 달간 ‘오페라 잔치’가 펼쳐진다. 전통적인 명작부터 현대 창작 오페라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마련돼 관객들이 골라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우선 민간 오페라단들이 모여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통해 다음달 17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총 7편의 오페라를 선보인다. 비제의 카르멘이 지난 6~8일 첫 테이프를 끊었으며 푸치니의 ‘라 보엠’,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등 이름 높은 걸작들이 줄줄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3일 공연 예정인 ‘라 보엠’은 19세기 말 파리의 변두리를 배경으로, 배고프지만 열정 가득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대표작이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누오바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다. 20~21일 토월극장에서는 노블아트오페라단이 로시니의 희극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를 선보인다. 베세토오페라단은 다음달 4~6일 오페라극장에서 ‘돈 조반니’로 관객을 맞는다.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희비극을 넘나드는 스토리와,후대까지 영향을 끼친 음악을 겸비한 걸작으로 평가된다.
기존 오페라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창작 오페라 두 편을 주목해볼 만하다. 국립오페라단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을 전막 초연한다.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1921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세 개의 오렌지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는 마녀의 저주를 받은 왕자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유쾌한 이야기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은 “동화적이며 풍자와 유머가 가득하다"며 "오페라를 즐기는 분들을 위해 준비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6일~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도산’은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 창작 오페라다. 2019년 미국에서 초연된 뮤지컬을 바탕으로, 김은혜 작곡가가 오페라 양식에 맞게 편곡·작곡했다. 전통 오페라의 엄숙함에서 벗어나 뮤지컬의 역동성과 감각적인 연출이 결합된 무대다. 이 작품은 7월 11일~13일 공연된다.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작품도 준비돼 있다. 오는 28~29일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마일즈와 삼총사’는 동물 친구들이 함께 음악 오디션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가족 음악극이다. 전문 성악가뿐 아니라 어린이 출연진도 무대에 올라 관객과 소통한다. 같은 공연장에서 다음달 5~6일 그림 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빨간모자와 늑대’가 창작 오페라로 공연된다. 초보 관객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허철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유명 오페라 작품을 고도로 훈련된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며 “스피커로 담기 어려운 공간의 울림을 몸소 느끼며 명작을 감상해보면, 오페라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오페라연구회는 오는 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자크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와 호프만 이야기 주요 아리아와 앙상블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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