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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란진압법까지 검토…‘머스크의 난’에 국면전환 노림수도

■LA에 주방위군 300명 급파 강행…긴장 고조

시위대 차량 방화·고속도로 점거

스펀지탄에 취재 중 언론인 부상

LAPD ‘다운타운 집회 금지’ 선포

트럼프, 軍장성 등과 대책 회의

해병대 파병 가능성도 열어놔

내부 불화에 지지층 결집 의도

뉴섬 "트럼프가 상황 악화 시켜"

8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한 한 사람이 자율주행차 웨이모를 부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 300명의 주(州) 방위군을 급파한 데 이어 ‘내란진압법(Insurrection Act)’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한 관세정책에 따른 경제적 부담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 등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자 ‘불법 이민자’ 문제를 부각시켜 국면을 전환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주 방위군 2000명을 LA에 투입하는 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이날 300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이날 수천 명의 시위대는 차량에 불을 지르고 현지 주요 도로인 101번 고속도로를 점거했으며 LA 시내 중심가의 연방정부 청사 단지와 패러마운트 지역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 지역 등에서 당국과 대치했다. 주 방위군 등으로 구성된 당국 요원들은 비(非)살상탄과 최루탄·후추탄·물대포 등을 발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요원 2명이 부상당했고 사진기자는 당국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스펀지탄’을 허벅지에 맞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며 6일부터 시작됐다. LA경찰국(LAPD)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다운타운 지역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하고 시위대를 향해 “당장 다운타운 지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폭력적이고 반란을 일으키는 무리가 우리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막으려고 연방 요원들에게 몰려가 공격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토안보부·국방부·법무부 장관에게 LA를 이민자 침공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시위를 끝내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며 LA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진압법을 발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란이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또 ‘내란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아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그냥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진압법 발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1807년에 제정된 이 법은 내란 등 법에 명시된 특정 조건에 한해 대통령에게 주 방위군이나 연방군을 국내에서 동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장 최근 발동했던 때는 1992년 LA 폭동이다.



또 ‘현역 해병대 파병도 테이블 위에 있느냐’는 질문에 “법과 질서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전날 LA 인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한 해병대가 현장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헤그세스 장관, 군 장성 등과 LA 시위와 관련한 대책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 방위군 파견을 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머스크 CEO와의 불화로 지지층 내부에서도 균열이 벌어지자 ‘불법 이민자’ ‘법과 질서 수호’라는 보수층이 중요시하는 의제를 부각시켜 결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극우 매체를 이용해 시선을 돌리는 데 능한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분노·공포를 조장할 ‘내부의 적’을 찾았다”고 진단했다. 크리스 머피(민주당·코네티컷) 상원의원도 X에 “트럼프가 치유하거나 평화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는 상황을 악화하고 분열을 부추기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치에 따른 정치적·외교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미 시위가 관리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해병대를 파병하겠다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 22명도 공동성명을 내고 주 방위군 투입에 대해 “권력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이민 현상은 급습이나 폭력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멕시코인이 없었다면 LA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LA에서 구금한 이민자에는 멕시코 국적자 35명이 포함됐다. 멕시코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민자 단속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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