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부’로 알려진 코미디언 이경규가 약물 복용 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도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9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입건 전 조사 단계”라며 “본인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이 부분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며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여부는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인지’가 기준”이라고 했다.
이어 “방범카메라 영상과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했다는 이씨 주장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경규는 전날 오후 2시께 강남구의 한 주차장에서 주차 관리 요원의 실수로 자신의 차와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이동하다,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약물 간이 시약 검사를 받았다. 해당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내사에 나섰다.
이경규 측은 처방받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경규의 소속사 에이디지컴퍼니 관계자는 “(이씨가) 공황장애 약을 10년 넘게 먹고 있어 약물 검사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이 하나 검출된 것”이라며 “약봉지까지 제출했으나 약물이 검출되긴 했으니 경찰에서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규 또한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운전했던 것”이라며 “경찰에도 잘 소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약물 복용이라고 하니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에 따르면 약물(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로 인해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이나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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