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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고 이어져도…'상장 낚시' 사기조직 활개

단체채팅방 초대 투자수익 공유

비상장주식 투자 권유하고 편취

개인정보 활용 협박·2차 사기도

피해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독자제공




4월 주식 공부를 시작한 직장인 신 모 씨는 신원 불상의 인물 A 씨로부터 ‘주식 공부를 도와주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주식 투자 경험이 전무해 관련 정보가 부족했던 신 씨는 투자의 기본 방식과 종목 선정 등을 물어볼 목적으로 A 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신 씨가 초대된 채팅방에는 50여 명의 투자자들이 A 씨 일당의 추천 종목을 통해 거액의 수익을 벌었다며 연신 감사 인사를 하고 있었다. 자신만 뒤처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신 씨는 곧 상장한다는 ‘올리버생명과학’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라는 A 씨 일당의 권유에 2000만 원을 특정 계좌번호에 입금했지만 그 뒤로 아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신 씨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연락이 두절된 뒤였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올리버생명과학을 상대로 사기 단체 혐의 고소장이 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됐다. 이 업체는 생명과학 업체를 표방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아 투자를 유도한 뒤 금원을 편취해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고소에 참여한 인원은 30여 명이며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금액은 50억 원 이상이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추가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총 피해 금액이 1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리버생명과학은 자신들을 배지 개발과 줄기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등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소개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우수 제조관리기준에 부합하는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생산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투자자들은 각종 메신저 등을 통해 올리버생명과학 측으로부터 투자를 권유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투자에 관심을 보이자 50여 명 규모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초대됐는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계정 대부분은 올리버생명과학이 배치한 일명 ‘바람잡이’들이라는 것이다. 바람잡이들은 거액의 수익을 인증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상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다며 피해자의 투자를 유도한다. 또 크라운락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투자조합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크라운락자산운용 측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식 홈페이지의 주소를 올리며 ‘명칭을 사칭한 사기 행위가 확인되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밝혔다. 현재 올리버생명과학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크라운락자산운용 측이 올린 사칭 주의 공지. 크라운락자산운용 캡처


올리버생명과학과 투자 계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했던 계약서의 정보를 이용한 협박이나 2차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집 주소와 메신저 배경화면에 있는 가족사진을 보내면서 ‘아이들을 조심시켜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심지어 사기꾼 일당이 피해자 카페를 만들고 변호사 선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한 뒤 이를 들고 잠적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재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은 “유사 피해 사례가 11월부터 지속되고 있지만 피해자가 줄어들기는커녕 가해자들이 버젓이 영업을 계속 하며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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