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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기량 확인"…겸재 정선 '화훼영모화첩', 복원 후 첫 공개

수리복원을 마친 '화훼영모화첩' 중 '추일한묘'(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 왼쪽)와 '서과투서'(수박과 도둑쥐). 사진제공=대구간송미술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의 '화훼영모화첩'이 미국 금융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후원으로 복원을 완료하고 일반에 공개됐다. 간송미술관이 진행한 이번 복원 작업은 BoA의 '예술작품 보존 프로젝트'를 통해 총 6800만원을 지원받아 실현됐다.

정선은 진경산수화로 명성을 얻었지만 화훼영모화 분야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 관찰을 토대로 대상의 고유 특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진경화조' 양식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복원된 '화훼영모화첩'은 8폭으로 구성된 정선의 말년 작품으로 추정된다.

화첩에는 패랭이꽃과 호랑나비를 그린 '석죽호접', 한여름 외밭 속 참개구리를 담은 '과전전계', 들쥐 한 쌍이 수박을 훔쳐먹는 '서과투서', 가지밭 두꺼비를 표현한 '하마가자' 등이 포함됐다. 여뀌꽃과 매미의 '홍료추선', 맨드라미꽃과 어미닭·새끼닭 3마리의 '계관만추', 벌레를 쫓는 장닭의 '등롱웅계', 방아깨비를 주시하는 검은 고양이의 '추일한묘'도 함께 구성됐다.

수리복원을 마친 '하마가자'(두꺼비와 가지. 왼쪽)와 '과전전계'(외밭의 참개구리). 사진제공=대구간송미술관




복원 과정에서 작품의 과학적 분석도 이뤄졌다. A4 용지 크기의 작은 그림이지만 석록, 석청, 진사, 금 등 고급 안료가 다양하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금을 사용해도 부위별로 다른 기법을 적용했다. 참개구리 부분의 노란색은 연백 바탕에 금을 칠했고, 두꺼비 배 부분은 석황 가공안료에 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섬세하게 색을 표현했다. 미술관 측은 "화려함과 섬세함을 특징으로 하는 정선의 화풍과 만년기의 탁월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A는 2010년부터 세계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품의 수리·복원을 후원하는 '예술작품 보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루브르박물관의 '사모트라케의 니케', 보스턴미술관의 빈센트 반 고흐 작품 '농부가 일하는 들녘'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대상이다. 2019년 간송미술관에 프로젝트 참여를 타진했고, 미술관이 정선의 '화훼영모화첩' 복원을 신청해 최종 선정됐다. 국내 작품이 이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원된 '화훼영모화첩'은 8월 3일까지 간송미술관에서 열리는 '화조미감'전에서 관람할 수 있다. 조선 시대 화조화를 집중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단원 김홍도의 '병진년화첩', 신사임당의 '초충도' 병풍, 조선 중기 화가 이징의 '산수화조도첩' 등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시기별 조선 화조화 37건 77점을 소개한다. 유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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