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브리핑실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질문하는 출입 기자들의 얼굴도 생중계로 내보낼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개딸(개혁의 딸·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의 좌표 찍기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0일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통령께 정중하게 묻고 싶다, 대통령실 출입 언론사와 사전협의가 됐나"라며 "명확한 목적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면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예민하고 민감한 질문이나 이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질문을 할 경우 기자를 향한 카메라가 자칫 '개딸'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개딸'들이 보는 가운데 과연 날카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겠나"라며 "권력에 대한 비판마저 통제하려는 언론사 길들이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평소 언론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 후보였을 때 기자가 언론 개혁에 대해 질문하자 '중요한 얘기부터 하자'라며 패싱한 사건도 있었고, 경기지사에 당선됐을 때도 논란된 부분을 기자가 질문하자 '예의가 없다, 예의가'라고 말하며 나가버린 적이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 당시 경기의 한 라디오 방송사 기자가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의 기조가 뭐냐고 물었다가 민주당 지지자들에 좌표를 찍혀 맹비난당했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라며 "결국 방송국 재허가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우여곡절 끝에 해당 방송사는 문을 닫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권력은 언론 통제가 아니라 비판 앞에 겸허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우연히 댓글에서 나온 제안을 봤다"며 질문하는 기자 모습도 생생하게 중계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백악관이나 유엔 회의에서도 프레스룸이 그렇게 운영되는 것으로 안다"며 "시대적 흐름과 국민적 요구"라고 설명했다. 쌍방향 브리핑 생중계는 카메라 계약 발주 등 절차를 거쳐 6월 중순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ee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