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쿠웨이트를 대파하고 홈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10차전에서 압도적인 경기 끝에 4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111계단이나 낮은 쿠웨이트(134위)를 상대로 골 폭죽을 쏘아 올리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또한 2차 예선부터 참가해 11승 5무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예선 무패’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월드컵 예선 체제에서 대표팀이 예선 무패를 기록한 건 1990년 이탈리아 대회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두 차례뿐이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감독이 이끈 2022 카타르 대회 예선에서는 16경기서 12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이날 홍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의 실험적인 선발 명단을 꺼내 들었다. 지난 이라크와의 9차전에서 골을 넣은 오현규(헹크)을 최전방에 두고 2선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둬 공격 작업을 이끌게 했다. 좌우 측면에는 배준호(스토크 시티), 전진우(전북 현대)를 배치했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원두재(코르파칸)이 맡았다. 수비진은 이태석(포항 스틸러스)과 김주성(FC서울),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한범(미트윌란)으로 꾸려졌다.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이 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왼쪽 측면의 배준호를 중심으로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배준호는 전반 10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을 노렸다. 하지만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쉽게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배준호는 전반 18분에도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끊임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던 한국은 전반 30분 짜릿한 선제 골을 뽑아냈다. K리그1 득점 1위를 달리는 전진우가 왼쪽에서 황인범이 올린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공이 상대 수비수 파하드 알하제리의 다리를 맞고 그대로 골 라인을 통과했다. 전진우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데뷔 골이었다. 자책골 가능성이 커 보이는 궤적이었으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일단 전진우의 골로 기록했다.
하지만 전진우의 'A매치 데뷔골'은 경기 뒤 알하제리의 자책골로 기록되며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추가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전반을 아쉽게 1대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본격적인 골 사냥을 시작했다. 후반 6분 이강인이 왼쪽 측면에서 배준호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3차 예선 첫 골이었다.
한국은 두 골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강인의 두 번째 골이 터진 후 불과 3분 후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의 발 끝이 번뜩였다. 후반 9분 상대 오른쪽에서 황인범이 올린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공을 받은 오현규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이라크전에 이어 최종 예선 두 경기 연속 골이다.
세 골 차 여유를 가진 한국은 후반 24분 오현규와 배준호를 빼고 박승욱(김천 상무)과 이재성(마인츠)를 투입했다. 교체 효과는 3분 후 골로 나타났다. 이재성이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맞고 나온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네 번째 골을 신고했다.
한국은 후반 28분 추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벤치에 있던 손흥민(토트넘)과 양현준(셀틱)을 투입하며 추가골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공격에 더 힘을 실었다. 손흥민이 교체를 위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관중석에서 큰 환호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38분 황희찬(울버햄프턴)까지 그라운드에 투입하며 추가 골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4대0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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