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생애 상금 500만 달러를 넘은 선수는 모두 101명이다. 그 안에 한국 선수는 24명이 포함돼 있다. 이제 전체 102번째로, 한국선수로는 25번째 50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둔 선수가 있다.
바로 2022년 LPGA 무대에 뛰어든 최혜진이다. 87개 대회에서 490만 5699달러(103위)를 획득한 최혜진은 이제 500만 달러까지 10만 달러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
아쉬운 건 아직 우승이 없다는 점이다. 우승 없는 선수 중 500만 달러를 넘은 건 전부해야 3명뿐이다.
생애 상금 77위(577만 4962달러) 린시유(중국), 86위(539만 626달러) 캐린 이셔(프랑스) 그리고 98위(503만 8965달러) 포나농 팻럼(태국)이다. 물론 세 선수 출전 횟수가 훨씬 많다. 린시유 234개 대회, 이셔 354개 대회 그리고 팻럼은 335개 대회에서 거둔 상금이다. 100번도 출전하지 않은 채 우승 없이 5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건 최혜진이 처음이 된다.
최혜진은 2022년 데뷔할 때만해도 금방이라도 우승을 차지할 기세였다. 톱10 10차례를 기록하면서 상금랭킹 6위(207만 5696달러)까지 올랐다. 언더파 라운드 1위, 버디 수 4위, 그린 적중률 3위, 평균 타수 10위 등 신인상은 못 받았지만 톱랭커로서 전혀 손색없는 기록을 냈다.
하지만 2023년 10위 이내에 두 번 밖에 들지 못하는 부진으로 상금랭킹 38위(74만 7355달러)에 머물렀다. 지난 해 8차례 톱10에 진입하면서 상금 22위(119만 8637달러)로 회복한 최혜진은 올해 데뷔 해 못지않은 날카로운 샷을 쏘고 있다.
올해 톱10에 세 차례 올랐는데, 그 중 두 번이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공동 4위 성적을 내면서 샷 감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총상금이 가장 큰 US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덕에 48만 6262달러를 획득하고 상금 랭킹도 11위(88만 4011달러)에 올라 있다. 이미 2023년 거둔 시즌 상금을 넘은 액수다.
기록으로도 최혜진의 뜨거운 시즌을 확인할 수 있다. 드라이브 거리 50위(267.26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24위(76.68%), 그린적중률 18위(73.86%),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 수 13위(1.75개) 등 지표가 고루 좋다. 평균 타수에서도 15위(70.35타)에 올라 있다.
최혜진은 국내 무대에서는 총 107개 대회에 출전해 통산 9승을 거뒀다. LPGA 무대로 옮기고 나서 출전한 2023년 롯데 오픈에서 통산 9승째를 챙겼다.
이제 LPGA 무대에서도 우승이 나올 것 같은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우승과 함께 생애 상금 500만 달러를 돌파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최혜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 주 벨몬트 블라이더필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마이어 클래식에 출전한다. 다음 주 20일부터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이 이어진다. 최혜진은 올해 유독 메이저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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