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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의 테크 프런티어] 미·중 AI 경쟁 양상과 한국의 위상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5일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센터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양자·우주 등 5대 핵심·신흥 기술 인덱스 2025 보고서에서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미국이 1위(84.3점), 중국이 2위(65.6점)이며 그 뒤는 유럽(41.0점), 일본(23.8점)이고 한국은 5위(20.0점)를 기록했다. AI 분야만 보면 미국·중국·유럽이 선두권이며 한국은 9위를 기록해 독일·영국·프랑스·인도·캐나다에 뒤처졌다. 미국이 선두이고 중국이 바짝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다만 과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기여도를 바탕으로 국가 및 기관의 연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 2024에 따르면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 상위 10위권 연구기관 중 7곳을 중국 기관이 차지했다. 중국과학원이 1위이고 중국과학기술대학·중국과학원대학·베이징대·난징대·칭화대·저장대가 포함됐으며 미국은 유일하게 하버드대가 2위에 포함됐다. 중국의 연구기관이 세계 과학 생태계에서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런 중국의 기초과학의 강력한 기반이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면 중국이 기술 경쟁력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의 약진을 예측하는 분석도 있다. 2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AI: 잠에서 깨어난 거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AI 경쟁력의 요소로 데이터, 전력 공급,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팅 자원, 인재 등 4대 분야를 들고 중국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는 14억 명의 인구와 11억 명의 모바일 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에너지는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인재는 최고의 AI 연구자의 47%, AI 특허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국산화율도 2027년까지는 82%를 달성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향후 5년 내에 AI 분야에서 완전한 자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딥시크 사례에서와 같이 효율적인 저비용의 AI 개발, 자국 AI 기술을 공개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는 오픈 소스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중국은 정부의 지원과 효율성으로 세계의 리더가 될 것으로 봤다.

정보기술(IT) 강국에 이어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위상은 어떨까. 하버드 핵심·신흥 기술 인덱스 2025 조사에서는 반도체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5위의 순위를 기록했지만 AI 분야는 9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경쟁력이 있는 자체 AI 모델이 없이 기존 미국 빅테크의 알고리즘을 변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기술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민간투자가 감소하고 AI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I 인재 지표의 한국 점수는 2.6점으로 미국(19.1점), 중국(20점), 유럽(17.6점)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2025년 스탠퍼드대 AI 인덱스도 한국은 인재 순 유출국이며, 민간 AI 투자 규모는 13억 3000달러로 11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신정부는 자체 소버린 AI 모델 개발은 물론 해외 인재 국내 유치와 국내 인재의 유출 방지,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유인책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중국 사례에서와 같이 효율적인 가성비 있는 AI와 오픈 소스 전략도 같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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