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이돌, 인플루언서등의 마른 체형을 이상적인 체형으로 제시하는 게시물이 다수 확산하고 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몇몇 의료기관의 도넘은 마케팅이 섭식장애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개발원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관은 '뼈팔', '뼈말라'를 키워드로 사용해 지방분해, 지방흡입 등의 시술을 홍보하고 있다. 뼈말라는 뼈 윤곽이 도드라져 보이는 매우 마른 몸을 이상적인 체형으로 보는 표현이다. 정상 체중에서 한참 벗어난 상태를 미의 기준으로 삼는 왜곡된 체형 중 하나로 지목된다.
개발원은 이러한 유행이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부추기는 '프로아나' 또는 '섭식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아나는 찬성을 의미하는 영어 접두어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아노렉시아(Anorexia)’의 앞부분을 합친 말로, 거식증을 스스로 유도하거나 이상적인 상태로 여기며 동조하는 상태를 뜻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섭식장애로 진단받은 환자는 2020년 9474명에서 2023년 1만 3129명으로 약 39% 증가했다. 섭식장애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 극단적인 체형 유행이 청소년 등 취약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종윤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극단적으로 낮은 체중은 생리불순, 골다공증, 당뇨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왜곡된 체형 기준에 대한 강박으로 섭식장애 등 정신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또래집단, SNS 등에서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무리한 체중 감량을 시도하다가 장기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원은 '올바른 체중관리를 위한 방법'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기, 먹는 동안 다른 일 하지 않기, 운동 일상화하기 하루 음식 섭취량과 신체 활동량 비교하기 등을 안내했다.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왜곡된 신체 이미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특히 청소년과 여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므로 단순한 유행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건강 위해정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건강한 체중 관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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