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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년 입주물량 반토막…"공공기여 부담 줄여줘야 재건축 활기"

[핀셋정책 시급한 부동산 시장]

<3·끝> 정비사업 규제개선 절실

신규공급 80% 정비사업 물량인데

공사비 급등에 공공기여 갈등으로

내년 입주물량 올해보다 38% 줄어

李 '공공성 강화' 원칙 공약 내걸어

공공기여 더 늘수록 사업성 떨어져

"지역·사업별로 적용기준 차별화를"


2026년 서울 입주 아파트 물량이 올해보다 4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의 80~90%를 차지하는 재건축·재개발이 최근 수년간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위축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 공약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제시했지만 ‘공공성 강화’라는 조건을 단 탓에 정비 업계에서는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도 서울에서는 공공기여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정비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공공기여가 더 늘어나면 사업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주택 공급 절벽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한시적으로라도 공공성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부동산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재건축·재개발로 공급된 물량은 4594가구로, 전체(4998가구)의 91.9%를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의 정비사업 비중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영향으로 분양이 급감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최근 10년간 78~92% 사이를 오갈 정도로 많다. 서울에 택지로 개발할 수 있는 빈 땅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제외하면 거의 남지 않은 탓이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공급의 보루’인 정비사업마저 급격히 오른 공사비로 인해 위축됐다는 점이다. 수년간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속출했다. 이 같은 사업 차질에 따른 입주 물량 감소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8614가구로 올해 예정 물량(4만 6738)보다 38.7%나 적다. 같은 기간 전국 입주 물량이 25.1% 줄어드는 것보다 감소 폭이 훨씬 가파르다.

이에 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용적률을 올려주면 지을 수 있는 주택이 늘어나 사업성이 개선되는 만큼 정비사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단 공공성 강화의 원칙을 지킨다는 전제를 달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원칙이 공공기여 확대로 실현될 경우 재건축·재개발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금도 서울에서는 법적 상한 용적률(법에서 허용하는 최대 용적률)을 받으려면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지어 낮은 가격에 기부채납해야 한다. 한 도시정비업체 대표는 “용적률을 높여주면서 공공기여를 강화하면 기존보다 사업성은 더 떨어진다”며 “조합원 사이에서 공공기여를 놓고 갈등이 생겨 사업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2023년 서울시가 노인돌봄시설인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을 요구하자 조합원 일부가 반발해 사업이 1년 가까이 멈췄다. 최근엔 서울시가 각 조합에 △분양·임대 가구 동시에 동·호수 추첨 △한강변 동에도 임대주택 배치 등을 요구한 것이 알려져 과도한 소셜 믹스 원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 공급이 중요한 시기와 지역에 한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성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까지 여당인 민주당은 조합원 특혜 우려, 원주민·세입자 보호를 이유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성 개선에 부정적이었다. 사업 절차를 단축하고 역세권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30%까지 올려주는 ‘재건축 촉진법’이 지난해 9월 발의됐지만 아직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것도 민주당의 반대 때문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사비가 많이 올라 서울에서도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재건축·재개발 수익이 남는 상황이 아니다”며 “일단 정비사업이 굴러가야 주택이 공급되고 지자체가 받을 공공기여도 생기는 만큼, 어느 정도는 공공기여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도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은 도심 상업지역에 주거 시설을 넣으면서 용적률을 대폭 올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공기여에 대한 반발이 일반 정비사업보다 적을 수 있다”며 “지역과 사업에 따라서 공공기여 수준을 달리하는 ‘투 트랙’ 접근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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