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김용현 보석 결정, 불의 득세하고 정의 사라진 모습"

"검찰 역할 방기…법원은 피의자 봐주기"

"어떤 기준 적용됐는지 국민에 설명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법원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보석 결정에 대해 “불의가 득세하고 정의가 사라진 것 같은 일련의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지옥”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속 중인 김 전 장관의 보석 결정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은 기막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으로서 사법적 판단에 다른 의견을 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계엄군에 의해 침탈당한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계엄군에게 체포될 뻔했을 뿐 아니라 어쩌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었던 피해 당사자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피의자다. 나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가 있고, 온 국민과 헌법기관이 직간접적 피해를 겪었다는 것”이라며 “범죄의 진상이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고, 1차 구속영장에 대한 구속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을 뿐이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런데도 검찰은 중대범죄 혐의자의 구속연장 방안을 찾지 않고 보석을 먼저 신청했다. 법원은 구속 기간 만료 열흘을 남겨두고 이를 허가했다”며 “검찰은 역할을 방기하고, 법원은 피의자를 봐주고, 피의자는 오만한 태도로 법을 깔보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이 모든 일이 법 정신에 입각한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면, 도대체 어떤 기준과 논리가 적용된 것인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며 “사법 정의는 간 곳 없이 앙상한 기술과 절차만 남은 법치라면, 국민의 거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